피자헛이 때 아닌 한국인 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1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피자헛 싸게 먹는 법’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은 피자헛 홈페이지에서 팬피자에 해당하는 3가지 종류의 메뉴 가격을 설명하며 시작된다. 홈페이지 화면을 캡처한 이미지도 함께 첨부됐다.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이 홈페이지에서 피자를 주문할 때 수퍼슈프림 피자의 가격은 2만3900원, 페퍼로니 피자는 1만9900원, 치즈피자는 1만8900원이다. 하지만 글쓴이는 영어 주문(ENGLISH ORDER)로 바꿔서 들어가면 가격이 달라진다고 적었다. 그는 외국인 전용 페이지로 접속한 이미지도 덧붙였다. 팬피자 메뉴가 ‘프리 사이즈 업’ 메뉴로 바뀌면서 5000원 저렴한 가격으로 등록돼 있다.
네티즌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진짜 주문 돼요?” “가서 확인해봐야겠다” “번역비를 따로 받나”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실제로 피자헛 홈페이지에선 팬피자에 한해 한국어 페이지와 영어 페이지에 표시된 가격이 다르게 책정돼 있다. 영어 페이지는 단지 외국인의 편의를 위해 마련된 공간일 뿐 국내에서도 주문이 가능하다. 이 소식은 인터넷에 빠르게 퍼지면서 ‘피자헛의 호구 정책’이라는 비난을 낳았다.
결국 한 네티즌이 나섰다. 피자헛 고객센터에 해명을 요구한 것이다. 피자헛 측은 “영문사이트의 경우 별도의 마케팅으로 행사가 진행된다. 해당 사이트에서 90%이상 판매되는 제품이 팬피자였기 때문에 해당 제품이 사이즈업 행사에 적용됐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소비자의 불만을 가라앉히기엔 역부족이었다. 네티즌들은 “외국인 내국인 차별한다는 말을 어렵게 써놓았다” “결론은 외국인에게만 행사를 적용한다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민원을 넣은 네티즌은 다시 한 번 정확한 설명을 요청했다. 피자헛 측은 앞서 보낸 답변보다 훨씬 긴 글로 응답했다. “영문 사이트의 경우 사이즈업을 제외한 그 어떤 프로모션 및 행사가 이루어지지 않으며 신용카드 및 멤버십 카드 적립 등의 혜택도 적용되지 않는다. 그래서 전체 주문량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팬피자까지 확대해 사이즈업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피자헛 측은 “내국인도 영문 페이지에서 주문이 가능하다”고 밝히며 “다만 한국 사이트에서 적용되는 통신사 할인 및 멤버십 포인트 적립, 카드 결제의 혜택은 어렵다”고 덧붙였다.
네티즌들의 오해는 풀렸을까. 다행히 한국인 차별이라는 단어는 잠잠해지는 모양새다. 하지만 “피자헛에 실망했다”는 반응은 여전하다. 영리한 네티즌들의 반격도 시작됐다. “팬피자는 영문페이지로 주문하면 더 싸다”는 소식이 SNS로 일파만파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