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숨질 때까지…계모 학대 알고도 방치 父 “책임 인정한다”

딸 숨질 때까지…계모 학대 알고도 방치 父 “책임 인정한다”

기사승인 2014-08-21 11:26:55

계모의 무차별적인 폭행과 학대로 숨진 8세 여아의 아버지 이모(47)씨가 “딸을 보호하지 못한 책임을 인정하고 반성한다”며 관련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울산지법 형사 2부(부장판사 임해지)는 학대 위험으로부터 아동을 보호하지 않은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로 기소된 이씨에 대한 첫 재판을 21일 열었다. 재판에서 이씨 변호인은 친부로써 책임을 인정한다는 이씨의 뜻을 전하고 검찰의 공소사실을 받아들였다.

이씨는 2011년부터 2013년 10월까지 딸이 계모 박모(40)씨로부터 수년간 폭행과 학대를 당한 정황을 알면서도 이를 방임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씨는 특히 2011년 5월 아동보호전문기관으로부터 ‘딸이 계모에게 신체 학대를 받았다’는 사실을 통보받고도 이를 무시, 상담 요청을 거절한 것으로 수사기관 조사 결과 드러났다.

아동복지법은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의 건강이나 복지를 해치는 행위, 아동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정신·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 아동의 보호자가 아동을 유기하거나 방임하는 행위를 모두 아동학대로 규정하고 있다.

경찰과 검찰 조사 당시 이씨는 “(계모 박씨가) 훈육 목적으로 때린다고 생각하고 딸을 맡겼다” “아동보호기관이 과민하게 반응하는 줄 알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계모 박씨는 울산지법 1심에서 살인죄로 기소됐지만 상해치사죄만 적용돼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지난달 24일 열린 항소심에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한 부검의는 “숨진 이양의 시신은 양쪽 옆구리에 진항 멍이 몰려 있었고, 갈비뼈 16개가 모두 폭행 등 강한 힘이 가해져 부러진 상태였다”는 부검 소견을 밝혔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권남영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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