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사립초등학교가 교육 당국의 영어몰입교육 중단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소송을 냈으나 패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판사 이승한)는 21일 서울 성북구 우촌초등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일광학원이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 성북교육지원청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해당 처분은 행정처분으로 볼 수 없다”며 각하 판결했다. 각하 판결은 해당 소송이 소송 요건을 갖추지 못했을 때 쟁점에 대한 판단 없이 원고 패소 판결하는 것을 뜻한다.

재판부는 성북교육지원청이 우촌초등학교에 보낸 공문은 직접적으로 우촌초등학교의 권리를 제재하는 처분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공문의 내용은 영어몰입교육을 하지 않도록 협조를 구하는 것일 뿐 관련 교육을 금지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법원은 행정처분 취소소송의 경우 쟁점이 된 행위가 당사자의 권리에 직접적인 변화를 일으키지 않을 경우 소송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앞서 성북교육지원청은 지난해 9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우촌초등학교에 ‘영어몰입교육 등은 현행법에 어긋나니 중단해 달라’는 취지의 공문을 보냈다. 일광학원은 이에 반발해 소송을 냈다. 영어몰입교육은 수학이나 과학 등 영어 이외의 과목을 영어로 가르치는 것 등을 의미한다. 현행 초·중등교육법에 따르면 초등학교 1∼2학년 교육과정에는 영어교육을 편성할 수 없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