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男, 친구 살해 후 아이폰 '시리'에… “룸메이트를 숨길 장소 필요해”

20대 男, 친구 살해 후 아이폰 '시리'에… “룸메이트를 숨길 장소 필요해”

기사승인 2014-08-24 14:48:55
ABC 뉴스 화면 캡처

친구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20대 남성이 아이폰의 음성인식 소프트웨어인 ‘시리(siri)’에게 시신을 숨길 장소를 물었던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미국 CBS는 2년 전 친구를 죽인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페드로 브라보(20)의 아이폰에서 “내 룸메이트를 숨길 장소가 필요해”라는 말을 인식한 기록이 드러났다고 최근 보도했다. 검찰이 재판에서 제시한 아이폰 캡처 화면도 공개 됐다. 이미지 속에는 브라보의 질문과 시리의 답변이 함께 나와 있다. 시리는 “어떤 종류의 장소를 찾고 있나요?”라고 말하며 습지(Swamp), 저수지(Reservoirs), 금속 주물공장(Metal foundries) 등의 단어를 제시했다.

브라보는 2012년 9월 대학 동창이자 룸메이트였던 크리스찬 아길라를 목 졸라 죽인 혐의로 체포됐다. 사건 당일 아길라를 만났고 브라보의 차에서 아길라의 혈흔이 나왔기 때문이다. 아길라의 시신은 실종된 지 22일 만에 발견됐다. 두 사람이 사는 게인즈빌에서 96㎞ 떨어진 숲이었다.

검찰은 브라보가 자신의 전 여자친구와 아길라가 만난다는 사실을 알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브라보는 몸싸움을 벌인 건 맞지만 죽이진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범죄를 밝힌 결정적인 증거는 핸드폰이었다. 살인 추정 시각에 브라보의 아이폰에는 플래시 기능이 45분 이상 사용됐다. 검찰은 브라보가 시신을 숨기는 과정에서 빛이 필요했을 거라고 봤다. 여기에 시리 사용 내역까지 밝혀지면서 브라보는 지난 22일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의아한 건 시리의 답변이다. 외신들은 브라보가 시리에 했던 질문을 자신의 아이폰에 테스트해봤지만 “미안하다”거나 “재밌는 농담이네”라는 반응만 얻었다고 전했다. 브라보와 똑같은 결과를 얻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박상은 기자 기자
pse0212@kmib.co.kr
박상은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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