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 때문에 많이 힘들었어. 이제 없어질까” 여고생 투신자살

“너희 때문에 많이 힘들었어. 이제 없어질까” 여고생 투신자살

기사승인 2014-09-02 10:51:55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이 없습니다. 국민일보DB

울산의 한 여고생이 자신이 살던 아파트에서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서에는 학교폭력에 시달리며 느낀 괴로움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2일 울산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여고생 김모(17)양이 울산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전날 오전 6시쯤 숨진 채 발견돼 경비원이 발견, 신고했다. 이 아파트 10층에 사는 김양의 방에서는 유서가 발견됐다. 경찰은 김양이 집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서에는 김양이 학교폭력을 당한 정황이 낱낱이 드러났다. 김양은 유서에 자신에게 폭력을 가한 친구 3명을 언급하면서 “너희 때문에 많이 힘들고 울었던 게 이제 없어질 것 같다”고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서에는 “주먹이라서 그런지 오늘 아침에 숨쉬기가 많이 힘들더라” “나를 때리려고 부른 거야” “은근슬쩍 머리 넘겨주는 척하면서 때리고” “너 때문에 우울증 걸리는 줄 알았어” 등 폭행 피해 사실이 상세히 적혀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김양은 또 “1학년 애들 상담해보면 너 신고 진짜 많을걸. 애들 상처주지 마 다 너한테 돌아오게 돼 있어”라고도 적었다. 다른 피해 학생들이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문장이다.

경찰은 유서를 토대로 학교 폭력 사실을 조사하고 있다. 다만 어린 학생들이 대상인 만큼 조심스럽게 수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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