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쓰레기가 아닙니다. 더 이상 노예로 살고 싶지 않습니다.”
숙명여대 작곡과 학생들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교수들의 퇴임을 요구하며 1일부터 학교 정문에서 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등록거부 의사까지 내비치면서요. 학교 측으로부터 이들의 파면을 약속 받을 때까지 시위는 계속될 전망입니다. 학생들의 호소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1일 여러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저희는 쓰레기가 아닙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교수의 만행 과 학교 측의 불합리한 규정에 대해 폭로한 내용이 담겼습니다.
학생들은 입학하자마자 선배들의 졸업 작품집을 권당 2만원씩 현금으로 지불하고 구매했답니다. 작곡과 전공실기 교과목은 손으로 악보를 그려서 제출해야 하는데요. 반드시 과에서 판매하고 있는 오선지를 사용해 제출하도록 했습니다. 시중에 파는 오선지가 더 싼데 말이죠. 학교 측에 학생들로부터 걷은 수익금을 어디에 썼는지 내역을 공개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교수들의 폭언과 수업시간 불이행에 불만이 폭발했습니다. 한 교수는 50분씩 1대 1로 하는 개인레슨을 10명씩 모아 한 사람당 5분 정도 수업을 진행했다고 합니다. 레슨을 받기 위해 짧게는 1시간 길게는 4시간 동안 연구실 앞에서 기다렸는데 말이죠.
학생지도의 날 프로그램 운영 문제도 제기됐습니다. 당시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에 위치한 DDP 전시관 관람을 작곡과 학생 지도의 날 프로그램으로 진행했습니다. 수업이 전시관람으로 대체된 거죠. 다른 교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못한 학생들에게 사유서와 표값, 점심비용을 더한 7000원을 들고 오라고 공지했습니다. 학생들은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돈을 내고 출석을 인정 받았다네요. 작은 돈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돈을 내고 출석을 인정받았다는 자체가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특히 학생들은 이 교수가 “인간쓰레기” “3층에서 뛰어내려” “너희 부모는 무책임하다” “너흰 자식 낳으면 안 된다” “연대 이대 학생들보다 덜 떨어졌다” 등의 모욕적인 발언을 일삼았다고 주장했습니다.
포털사이트 다음의 인터넷 청원 게시판 아고라에서는 1일부터 서명운동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현재 약 4000명이 서명했습니다. 학생들은 다시 한 번 강조했습니다. 두 교수의 노예였다고요.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그냥 넘어갈 문제는 아니겠죠. 학생과 교수들 간의 대화가 시급해 보입니다.
최지윤 기자 jyc8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