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와로브스키 왕관을 들고 잠적했던 미얀마 퀸이 모습을 드러냈다.
영국 BBC는 2일(현지시간) 한국이 주최한 미인대회의 우승자 왕관을 들고 사라진 미얀마 출신 메이 타 데 아웅(18)이 기자회견을 가졌다고 보도했다. 아웅은 “나는 왕관을 원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한국 측이 사과할 때까지 왕관을 돌려주지 않겠다”고 말했다.
아웅은 지난 5월 서울에서 열린 미스 아시아퍼시픽월드 2014에 참가해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달 27일 우승 자격을 박탈당했다. 한국 주최 측은 아웅이 거짓말을 했고 왕관을 들고 잠적했다고 주장했다. 스와로브스키에서 만든 우승 왕관은 시가 2억원 상당의 제품으로 알려졌다.
아웅은 인터뷰에서 “주최 측이 나이에 대해 거짓말을 하라고 강요했고 가슴 성형수술을 받으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왕관을 빼돌렸다는 사실도 부인했다. 우승자격을 박탈당한지 모르고 미얀마로 떠났다는 것이다. 그는 “나뿐만 아니라 미얀마에도 나쁜 이미지를 심어준 것을 사과하라”고 강조했다.
아웅은 자신의 페이스 북에도 장문의 글을 올려 한국에서 받은 부당한 대우를 고발했다. 그는 주최 측이 3개월간 머물 숙소를 제공해주기로 했지만 도착했을 때 아무런 준비도 돼있지 않았다고 적었다.
이어 자신을 어머니 없이 혼자 한국에 남게 하려했다는 강한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아웅은 주최 측이 전신 성형수술은 물론 앨범 제작비를 마련하기 위해 재계 고위급 인사를 접대하라는 요구까지 했다고 적었다.
아웅의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그의 행동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한 네티즌은 “당신은 옳은 일을 했다. 어린 나이에 입은 거대한 정신적 피해까지 사과해야 한다”며 응원을 보탰다.
주최 측은 아웅이 거짓말을 했다고 주장했지만 왜 우승을 취소했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