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 13주년을 맞아 국내외를 발칵 뒤집은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2001년 9·11 테러 당시 웨딩 사진 한 장이 발견됐는데요. 미국 메사추세츠에 사는 스트링어 키프 교수가 사진 속 사람들을 13년 만에 찾았습니다. 트위터를 통해서 말이죠.
미국 영국 등의 주요 외신들은 13일(현지시간) ‘그라운드 제로에서 발견된 웨딩포토 주인을 찾다’는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키프 교수의 친구는 9·11 테러로 무너진 뉴욕 월드트레이드센터에서 사진 한 장을 발견했습니다. 그는 캘리포니아로 이사를 가면서 사진을 키프에게 줬죠. 키프는 사진에 나온 6명을 수소문했지만 찾을 수 없었다네요. 키프는 트위터가 생긴 뒤 매년 이 사진을 올렸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요. 13년 만에 사진 속 왼쪽에서 두 번째 남자인 프레드 매헤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사진 속 사람들을 안다. 결혼식 때 내가 있었다”라고요. 그는 “2001년 (9·11 테러로) 건물이 무너질 당시 월드트레이드센터 타워2 77층 내 책상에 있던 사진”이라며 “키프 교수에게 13년 동안 안전하게 보관돼 있었다”고 놀라워했습니다. 사진은 매헤의 친구인 콜로 에스펜의 웨딩 사진이라고 하네요.
매헤는 그해 월드트레이드센터에서 일했는데 테러 당일은 쉬는 날이었답니다. 다행히 테러 공격을 피할 수 있었죠. 사진 속 6명 모두 살아있고요. 키프 교수는 매헤와 15일 뉴욕에서 만날 예정이라고 합니다. 나머지 사람들의 근황도 좀 있으면 알 수 있겠네요.
국내외 네티즌들은 “13년 만에 찾다니 대단하다” “트위터가 대단하다는 걸 느낀다” “이런 게 SNS의 힘이다” “해피엔딩으로 끝나서 다행이다” “그라운드제로에서 웨딩사진을 어떻게 발견한건지 궁금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마지막으로 키프 교수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연과 상관없이 주인에게 사진을 꼭 돌려주고 싶었다”라고요. 매헤는 “키프 교수의 결정이 수년전의 9·11 테러 사건 이후 사람들이 어떻게 함께 해왔는지 생각하게 만들었다”며 “인류애를 가장 잘 느낄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9·11 테러는 비단 미국인 뿐 아니라 세계인들에게 아픈 기억입니다. 매년 기념일이 돌아올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을 감출 수 없는데요. 이 사연이 9·11 테러 희생자들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됐으면 합니다.
최지윤 기자 jyc8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