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흑인 여배우가 길거리에서 백인 남편과 키스하다 체포된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이 흑인 여배우를 매춘부로 오인한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할리우드 영화 ‘장고, 분노의 추적자’ 등에 출연했던 다니엘레 왓츠가 최근 로스앤젤레스의 길가에서 차량을 세워놓고 남편과 키스하다 경찰에 연행됐다고 15일(현지시간) 전했다.
왓츠는 CBS 방송국 스튜디오에서 미팅을 마친 후 방송국 앞에 세워둔 차에 탑승했다. 남편인 브라이언 제임스 루카스와 애정을 표현하던 왓츠는 갑작스레 경찰에게 신분증 제시를 요구받았다. 부부가 거부하자 경찰은 그들을 차 밖으로 나오게 했고 경찰서로 연행했다. 루카스와 달리 왓츠에게는 수갑이 채워졌다.
이 사실은 왓츠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억울함과 분노를 토로하는 장문의 글을 올리며 알려졌다. 왓츠는 지난 12일 자신이 경찰에게 연행되는 과정을 상세히 적었다. 그는 경찰차에 탑승했을 때 자신의 아버지를 떠올렸다고 했다. 이어 아무런 잘못이 없음에도 경찰에게 억압되고 창피를 당한 아버지와 똑같은 감정을 느꼈다며 눈물과 분노를 제어할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루카스도 페이스북을 통해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수갑 때문에 아내의 손목에 상처가 난 사진도 찍어 올렸다. 또 공공장소에서 옷을 다 입은 채로 애정을 표현하는 것이 잘못된 일이 아니라 생각했기에 신분증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적었다.
부부는 경찰서에서 신분이 확인된 후 곧 석방됐다. 로스앤젤레스 경찰서 대변인은 “한 커플이 문이 열린 차량에서 성적인 행위를 하고 있다는 주민 신고를 받았다”며 “신고자는 매춘부와 손님 남성인 거 같다고 했다. 왓츠 커플의 용모가 신고 내용과 비슷해 잠시 구금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해당 경찰서의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왓츠 부부에게 사과하라는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