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이영애는 무슨 종목이에요?”… 인천AG 개막식 네티즌·외신 한목소리 비판

[친절한 쿡기자] “이영애는 무슨 종목이에요?”… 인천AG 개막식 네티즌·외신 한목소리 비판

기사승인 2014-09-21 16:13:55
SBS 방송캡처

인천아시안게임 대회 2일째. 한국이 펜싱, 사격 등에서 메달을 쏟아내며 단독 선두로 치고 올랐습니다. 그런데 분위기는 차분합니다. 티켓 판매율도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습니다. 비인기종목이라서 그럴까요.

인터넷을 한창 달구는 건 조금 다른 주제입니다. 배우 이영애(43)가 스포츠 꿈나무 2명과 함께 성화 봉송 마지막 주자로 나선 것을 두고 비난여론이 일고 있습니다. 일본과 대만 언론도 개회식을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대만의 3대 일간지인 연합보는 지난 20일 “사상 최악의 개막식”이라고 대놓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도 한류 콘서트가 된 개회식을 비판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피겨 여왕’ 김연아(24)나 축구스타 박지성(33)이 등장하길 기대했다”고 전했습니다.

일본의 닛칸스포츠와 지지통신도 “스포츠 축제가 한류 축제로 변질됐다”고 했습니다. 네티즌들과 외신들은 이영애가 성화 봉송 마지막 주자로 나선 것을 의아해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스포츠 스타가 성화를 점화한 전례를 깼다는 겁니다.

이뿐이 아닙니다.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는 개회식에 한류스타들을 대거 내세웠습니다. 월드스타 싸이, 아이돌 그룹 JYJ·엑소, 배우 장동건·현빈·김수현 등이 등장했습니다. 홍보대사로 활동한 JYJ와 싸이가 등장해 흥을 돋운 건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배우들이 잇따라 등장한 것은 개회식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맞지 않았다는 평이 많네요.

특히 야구 이승엽, 골프 박인비, 농구 박찬숙, 스피드 스케이팅 이규혁, 테니스 이형택 등 쟁쟁한 스포츠 스타들이 마지막에 서 있던 이영애에게 성화를 전달하는 순간에는 이들이 들러리가 된 듯한 느낌까지 줬습니다. 말 그대로 ‘아시아 최대 스포츠축제’가 아닌 ‘한류 홍보 콘서트’라는 겁니다.

네티즌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들은 “김연아나 박지성이 점화했어야 했다” “차라리 이영애 옆에 스포츠 스타도 같이 세우지” “난 영화제 개막식 보는 것 같았다” 등의 댓글을 달았습니다. 한 네티즌은 “이영애는 어떤 종목에 출전하나요?”라며 비꼬는 댓글을 달아 눈길을 끌었죠. “‘최악의 개막식’이라고 평한 외신들이 괘심하지만 반박할 수가 없다”며 분노를 표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신선하다”는 반응도 있습니다. 그러나 주객이 바뀐 느낌은 지울 수 없네요. 개회식 연출을 맡은 임권택 영화감독은 “충분치 못했던 시간과 저예산이었던 것치곤 만족스럽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말을 들으니 예산이 더 있었다면 더 많은 한류스타들을 봐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한 가지 의문이 듭니다. 대회에서 발생하는 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개회식을 한류의 홍보수단으로 삼은 것은 아니겠죠.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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