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가 출연해 화제가 됐던 인터넷 생방송 택시기사에게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왔다.
서울북부지법 제1형사부(부장판사 홍승철)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으로 기소된 임모(43)씨에 대한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자격정지 6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30일 밝혔다.
승객 A씨(33) 등 2명은 지난해 12월 동의 없이 대화내용을 방송했다는 이유로 임씨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임씨는 법률이 정하는 경우 외에는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 청취하지 못하도록 하는 통신비밀보호법을 근거로 원심과 항소심에서 유죄를 선고 받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통신비밀보호법 3조의 취지는 대화에 참여하지 않은 제3자가 그 대화를 하는 타인의 발언을 녹음 또는 청취해서는 안 된다는 데 있다”며 “3인 간의 대화에서 그 중 한 사람이 상대의 발언을 녹음·청취한 것은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 원심 재판부로 돌려보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인 북부지법 제1형사부는 “임씨는 승객들에게 질문하면서 대화를 이어갔다”며 “따라서 임씨도 대화의 한 당사자이고, 이에 참여하지 않은 제3자라고 보기 어렵다. 피해자들의 초상권 등의 부당한 침해로 인한 민사상의 손해배상책임을 질 수 있지만, 피고인이 통신비밀보호법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임씨는 2009년부터 자신의 택시에서 인터넷 생방송을 진행하면서 승객들에게 고민상담을 해 주거나 시청자들로부터 사연을 받았다. 2010년 7월엔 가수 아이유가 우연히 이 택시를 타 ‘아이유 택시’라고 불리며 화제를 모았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