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12년 만의 복싱金… 신종훈 “실감 안나 눈물도 안나. 얼떨떨”

[아시안게임] 12년 만의 복싱金… 신종훈 “실감 안나 눈물도 안나. 얼떨떨”

기사승인 2014-10-03 14:49:55
ⓒAFP BBNews = News1

넘어지고 쓰러져도 결국은 일어났다. ‘불굴의 주먹’ 신종훈(25·인천시청)이 한국 복싱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선사했다. 12년 만이다.

신종훈은 3일 인천 선학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남자 복싱 라이트플라이급(49㎏) 결승에서 비르잔 자키포프(카자흐스탄)를 3대 0 판정으로 꺾고 우승했다. 경기 초반부터 상대를 거세게 밀어붙인 신종훈은 경기 내내 우위를 점했다.

1라운드는 우세한 경기력을 보이며 마쳤다. 2~3라운드에서 신종훈은 링을 빙빙 돌다 상대가 무리하게 파고들면 그 틈을 노려 되받아치는 영리한 전략으로 점수를 쌓았다. 자키포프는 경기 막판에 안면 펀치를 몇 차례 적중시켰으나 전세를 뒤집긴 힘들었다.

승리는 신종훈에게 돌아갔다. 심판 전원에게 판정승을 받았다. 금메달이 확정된 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을 빠져나가며 신종훈은 “울고 싶은데 눈물이 안 나온다”며 “너무 좋아서 얼떨떨하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원하고 목표로 했던 금메달을 따게 돼 너무 행복하다”며 “실감이 안 나는데, 나중에 방에서 사람들과 오늘 경기에 대해서 얘기를 해봐야 실감이 날 것 같다”고 전했다. 태극기를 몸에 두르고 믹스트존을 빠져나간 신종훈은 아들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던 어머니를 꽉 껴안았다.

신종훈은 세계 최정상급의 실력을 갖추고도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2012 런던올림픽에서 허망하게 탈락해 아쉬움을 샀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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