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한글 특집이 방송사고로 빛을 바랬습니다. 그런데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장면은 이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시청자게시판에는 유재석의 태도를 지적하는 글이 많이 올라왔습니다. 네티즌들은 “곤장 맞아야겠어요”라고 댓글을 달고 있는데요. 국민 MC 유재석이 비난을 받다니 어찌된 일일까요?
11일 방송된 한글 특집에서 제작진은 평소 언어습관을 알아보기 위해 몰래카메라를 설치하고 멤버들이 식사하는 모습을 담았습니다. 단연 화제는 지난주 방송된 ‘라디오스타’ 특집이었습니다. ‘배철수의 음악캠프’ 일일 DJ를 맡은 정형돈은 진정성 있는 진행으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죠.
정형돈이 “라디오로 한 판에 뜰 판인데 지금”이라고 하자 유재석은 “너 때문에 시청률 떨어졌잖아. 너 많이 나와서”라며 “라디오를 왜 그렇게 진지하게 찍어”라고 말했습니다. 정형돈은 멋쩍은 듯 “그래도 감동이 있으니까”라고 했지만 유재석은 “그런 감동 지겨워 죽겠어. 처음부터 잘해”라고 했습니다. 옆에 있던 하하도 거들었습니다. “반전 주려고 진짜 착한 척 하는 거야”라며 정형돈이 콘솔 다루는 연습을 하는 장면을 따라했습니다. 계속 놀려대자 정형돈은 하하의 머리를 때리기도 했고요. 그만큼 친하기에 할 수 있는 행동이겠죠.
멤버들의 장난은 계속됐습니다. 정형돈은 한글 퀴즈에서 ‘곰곰이’와 ‘곰곰히’ 중 정답을 고르느라 오랜 시간을 끌었습니다. 유재석은 “이 정도면 끌어내요”라며 “(라디오스타 특집 때도) 자기가 엄청난 감동을 줬다고 생각하더라. 최근 들어서 봤던 특집 중에 제일 지루했어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정준하는 “그걸 봤어? 난 안 봤어 아예”라고 해 웃음을 줬습니다. 하하는 “차에서 셀프 카메라가 말이 되냐고”라며 “자기가 녹화 버튼 누르고 연습하는 거 있잖아. 이게 말이 되냐고! 정말 재수 없어 죽는 줄 알았어”라고 했죠.
멤버들끼리 장난이지만 시청자들이 보기에는 불편했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그대로 방송한 제작진을 탓하는 의견도 있고요. 게시판에는 “무한재석교라는게 진짜 있는 듯(da****)” “김태호PD가 유재석을 너무 신뢰한 거 같다(dt****)” “정형돈 팬 아니지만 솔직히 유재석 불편하긴 했음(oj****)” “유재석씨의 멘트, 하하의 깐족거림은 불편함을 넘어 불쾌함까지 들었다(sj****)” 등의 글이 많습니다.
물론 “유재석과 하하는 지루했을 수도 있지(on****)” “난 하하랑 유재석이 그 말 할 때 공감하고 웃겼음(ju****)” “자기 팬 입장에서는 어느 쪽이건 기분 나쁠 수 있다고 본다(aj****)” 등의 의견도 있습니다.
멤버들이 정형돈에게 면박을 주려고 한 행동은 아닐 겁니다. 재미있게 살리려고 했던 행동이 시청자 입장에서는 조금 과해보였겠죠. 한글 특집이 이렇게 마무리 돼 아쉬울 따름인데요. 그만큼 ‘무한도전’을 좋아하는 팬들이 많은 증거겠죠?
최지윤 기자 jyc8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