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에는 연인들을 위한 키스방이 있다?”
사진 한 장이 SNS를 뒤덮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서울대 연인들을 위한 키스방’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화제입니다. 긴가민가했는데 캠퍼스 안에 떡하니 있는 게 아닙니까.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사진에는 버스정류소 앞에 핑크색 천으로 두룬 키스방이 설치돼 있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서울대 국제대학원 앞 기숙사 가는 길이라고 합니다. 공중전화 부스만한 공간을 핑크색 천으로 두룬 뒤 키스방이라고 크게 적어 놓았네요. 현수막 위 ‘연인들을 위한 키스 방입니다. 자유롭게 키스하고 가실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도 눈길을 끕니다. 서로 사랑하는 커플들을 배려한 것으로 보이네요.
2010년 중국에서도 비슷한 사진이 공개돼 화제를 모았습니다. 공원에 한 소년이 나뭇가지에 천막을 걸어놓고 ‘달콤한 키스방. 1분에 2위안(약 340원)’이라는 현수막을 걸었습니다. 이곳은 변태 성행위 업소로 분류된 국내 키스방과 달리 연인이나 부부를 위한 장소입니다. 공원에서 다른 사람의 시선이 의식돼 애정표현을 못 하는 커플들 많을 텐데요. 가림막 안에서 마음껏 키스를 나누라는 겁니다.
서울대에 설치된 키스방은 디자인을 전공한 학생이 만든 것이랍니다. 시각디자인학과 전공수업인 ‘아이덴티티 디자인 졸업전시 프로젝트’ 과제 중 하나라는 것이죠. 하지만 서울대 디자인학과실은 13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어느 학생 작품인지 확인하기 힘들다”며 “졸업 전시 작품인지도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네티즌들의 반응은 엇갈렸습니다. 인터넷에서는 “이젠 길거리에서도 염장 지르겠네” “하지 말라고 일부러 해놓은 건가? 그럼 머리 잘 쓴 거고” “중국에 예전부터 있던 건데 별걸 다 따라하네” “우리 학교도 있었으면 좋겠다” “갑자기 짜증이 확 나네” 등의 댓글이 이어졌습니다.
요즘 커플들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애정표현을 하죠. 수위가 높아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기도 하고요. 기발한 아이디어는 웃음 짓게 만드는데요. 혹시 서울대 국제대학원 앞에 줄을 길게 늘어서는 광경이 펼쳐지는 건 아니겠죠?
최지윤 기자 jyc8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