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서비스 센터 내부에서 납이나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미치는 트리클로로에틸렌(TCE) 등 발암물질이 검출돼 실태조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은수미 의원은 21일 “삼성전자서비스 162개 센터에 대한 2010년 자체 작업환경측정 자료를 입수했다”며 “서비스센터 내부에서 발암물질인 TCE와 납, 생식독성 유발물질인 톨루엔 등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05년 태국 이주노동자들의 ‘앉은뱅이병’ 발병 원인 물질인 노말헥산과 이소프로필알콜(IPA) 등도 검출됐다.

은 의원은 “삼성전자서비스는 발암물질 검출량이 유해 기준치 미만이라면서, 허용된 물질인 IPA와 땜납(무연납)을 제외한 모든 물질을 전량 폐기토록 지시했다”고 전했다.

은 의원은 또한 “서비스센터에서는 전자제품을 수리하면서 전자기판 세척제로 2008년 이전 시너를, 2010년 이전까지는 TCE를 세척제로 사용했고 최근 들어 IPA로 변경했다”며 “납땜 수리에 쓰이는 유연납도 무연납으로 바꾸도록 했으나 여전히 상당수의 센터에서는 유연납이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와 삼성노동인권지킴이는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전자서비스 동대전센터에서 내근직으로 20년간 근무한 이현종(43)씨는 20일 오전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청소기, 선풍기, 전자레인지, 전기압력밥솥 등의 수리 업무를 담당하며 주로 납땜 작업을 했다. 루게릭병은 서서히 몸이 굳다가 호흡근 마비로 수년 내에 사망에 이르게 되는 질환이다. 최근 의학계는 루게릭병의 발병 원인 중 하나로 납, 수은 등의 중금속 노출을 꼽았다. 현재 이씨는 눈동자만 간신히 움직이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