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사상 학습서 ‘강철서신’의 저자인 김영환(51)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은 21일 통합진보당에 대해 폭력혁명과 종북노선을 추구하는 정당이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이날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통진당 해산심판 청구사건 16차 공개변론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통진당처럼 폭력혁명과 종북노선을 추진하는 정당이 합헌정당이라 판단되면 국민이나 주사파, 통진당 일반당원들에게 잘못된 사인을 주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서울대 법대 82학번인 김씨는 1989년 노동당에 입당하고 밀입북해 김일성 당시 주석을 만나 지하 정당인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을 조직했으며 1999년 구속됐다가 사상 전향서를 쓰고 풀려나 현재까지 북한인권운동가로 활동하고 있다.
이날 정부 측 증인으로 나선 김씨는 과거 민혁당 핵심 세력과 이념이 통진당에 계승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이석기·이상규 의원 등 통진당 인사들이) 북한 수령제, 김일성 유일체제, 정치범 수용소 등에 대한 논의를 회피하는 것을 봤을 때 지금도 생각이 바뀌지 않고 과거(민혁당 시절)의 생각을 갖고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석기 의원 등 과거 민혁당 경기남부위원회 핵심이 1990년대 초반부터 한번도 해체하지 않고 조직을 유지하고 있다”며 “(진보당 전신인) 민주노동당 창당 과정을 보면 민혁당 노선과 방침에 따른 것으로 추측된다”고 밝혔다.
김씨는 심지어 진보당 김미희·이상규 의원이 1990년대 지방선거에 북한 자금을 토대로 출마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 명당 500만원씩 자금을 지원했는데 북한 밀입북 당시 지원받은 40만달러와 민혁당 재정사업으로 번 돈이 쓰였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에는 RO(Revolutionary Organization) 제보자 이모씨가 정부 측 증인으로 출석해 “경기동부연합이라는 명칭은 없지만 실체가 있다, 없다 구분하는 것은 의미 없고 경기동부라고 칭하는 세력들은 분명히 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민노당 창당 당시에는 민중민주(PD)계열이 민족해방(NL)계열보다 많았지만 이후 통진당으로 넘어오면서 NL계열이 당권을 잡았다”며 “NL계열이 추구했던 것은 자주적 민주정부를 수립하는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또 ‘폭력사용까지 용인했느냐’는 정부 측 질문에 “우리끼리는 폭력이라는 말은 쓰지 않고 자위적이라는 말을 쓰는데 그런 것까지도 불사한다고 보면 된다”고 답했다.
통진당 측은 반대 신문에서 증인 진술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통진당이 종북 내지 폭력혁명과 관련성이 없다는 점을 입증하는데 주력했다.
통진당 측은 ""4·19 당시 자주민주통일이라는 표현이 나왔고 1995년 여러 교수들이 공동으로 저술한 책 제목이 '자주민주통일을 향하여'일 만큼 자주민주통일은 포괄적으로 사용되는 표현""이라며 북한식 표현을 주사파들이 차용한 것이라는 김씨 진술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