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신임 사령탑인 김성근(72) 감독이 일본 프로야구의 전설이자 소프트뱅크 호크스를 경영하는 왕정치(일본명 오사다하루·74) 회장으로부터 축하의 전화를 받았다.
김 감독은 28일 “왕 회장이 축하의 전화를 줬다”며 “‘팀을 재건할 시간은 충분하다. 최고의 야구를 보여 달라’는 덕담을 받았다”고 전했다. 왕 회장은 지난 26일 일본 효고현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한신 타이거스와의 일본시리즈 2차전 원정경기를 앞두고 김 감독의 한화 사령탑 선임 소식을 들었다.
곧바로 김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축하의 인사를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왕 회장은 당시 전화에서 “희소식을 들었으니 오늘은 이길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프트뱅크는 2대 1로 승리했다.
김 감독과 왕 회장은 공통점이 많다. 왕 회장은 대만 출신으로 일본에서 활약했다. 김 감독은 재일교포 2세로 우리나라에서 활약했다. 각각 야구계에서 보이지 않는 설움과 싸워야 했던 두 사람이다. 왕 회장은 연중 한두 차례씩 김 감독을 초청해 환담을 나눴다.
김 감독을 영입할 계획이었던 소프트뱅크의 구상도 뒤늦게 밝혀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소프트뱅크 구단 관계자는 “김 감독의 거취가 결정돼 말할 수 있게 됐다”며 “김 감독을 지도자로 영입할 생각이 있었다”고 말했다. 보직은 밝히지 않았지만 “김 감독의 명성에 누를 끼치지 않을 정도의 자리”라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이날 오후 홈구장인 대전 한밭구장에서 한화의 공식 사령탑으로 취임한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