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해양경찰청을 국민안전처 산하 해양경비안전본부로 편입하는 내용의 정부조직법에 합의하면서 해경이 61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해경은 1953년 12월 내무부 치안국 소속 해양경찰대로 출범한 이후 1996년 외청 독립, 2005년 차관급 기관 격상 등으로 조직을 키웠으나 세월호 참사 무능 대응에 따른 책임으로 조직 해체를 맞게 됐다.
해경은 창설 초기 해양경비, 어로보호의 기능을 주로 담당했다. 지금은 해상범죄 수사, 해상교통 안전, 수상레저, 해양오염 방지 등 업무 영역을 크게 확장했다.
해경청 본청은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있다. 산하에 동해·서해·남해·제주 등 4개 지방해양경찰청, 17개 해양경찰서, 여수 해양경찰교육원, 부산 정비창을 두고 있다.
해경은 조직 해체로 수사와 정보 기능은 육상경찰에 넘기고 해양경비·안전·오염방제 기능은 국민안전처로 이관하게 된다. 해상에서 발생한 사건의 경우 초동 대처 과정에서 문제가 될 수 있어 해상 수사권은 유지하기로 했다.
차관급인 치안총감 계급의 해양경찰청장 직제가 없어지면서 해경 최고 고위직은 국민안전처 해양경비안전본부장이 될 전망이다. 외청이 아닌 본부라도 본부장을 1급이 아닌 차관급으로 임명해 조직의 독립을 최대한 보장해주기로 했다.
해양경비안전본부는 국민안전처 장관의 지휘 아래 인사와 예산의 독자성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해상단속과 수사 이원화로 갈수록 흉포화하는 중국어선 불법조업 단속에 심각한 차질이 예상된다. 중국 어선들은 이미 세월호 참사 때문에 해경의 불법조업 단속이 약화한 틈을 노려 불법조업을 이어가고 있다.
해경의 정보 기능이 육상경찰로 이관되면서 해양치안을 지키기 위한 첩보·정보활동도 불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기능과 역할이 유지돼 해상치안 공백이 우려할만한 상황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해경의 한 관계자는 “육상경찰이나 국정원 등에서 첩보와 정보를 입수할 수 있기 때문에 해상 수사권이 유지되는 한 해양 치안 수호에 큰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본다”며 “국민안전처에서도 해경의 기능과 역할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지윤 기자 jyc8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