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의 조기검진 차원에서 고위험군에게 저선량 흉부 CT 검사를 권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정책적으로 연결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전망이다.
지난 21일 대한폐암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는 대회가 열리기 하루 전날인 20일 국립암센터가 공개한 폐암 검진권고안(초안)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심포지엄에서는 위원회 소속으로 제정 작업에 직접 참여했던 아주의대 신승수 교수(아주대병원 호흡기내과)와 한림의대 장승훈 교수(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가 연자를 맡아 각각 개발과정과 권고안의 자세한 내용에 대해 소개했다.
아직까지 확정안은 아니나 현 권고안에서는 저선량 CT 검사가 폐암특이사망률을 20% 낮췄다는 미국의 NLST(The National Lung Screening Trial) 결과에 근거해 ""30갑년 이상의 흡연력이 있는 55~74세의 고위험군은 매년 저선량 흉부 CT 검사를 시행 받아야 한다(권고등급 B)""고 권고하고 있다.
다만 16채널 이상의 다중검출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자격이 갖춰진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상근하는 의료기관에서 시행해야 하고, 판독 또한 특정 교육을 이수한 영상의학과 전문의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고 제한했다.
또한 스캔의 절편 두께는 2.5㎜ 이하로, 수검자가 표준체중이라면 유효선량 1.5mSv 이하 수준으로 유지할 것을 권장했으며 폐암이 의심되는 수검자는 다학제 진료가 가능한 종합병원으로 의뢰하도록 요구조건을 내세웠다.
이에 대해 대한폐암학회 김영환 이사장(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은 ""기존에 NLST라는 잘 디자인된 연구가 나와 있어서 이번 검진권고안을 만드는 데 참고할 수 있었다""면서도 ""국가암검진사업에 저선량 흉부 CT 검사가 포함되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가이드라인일뿐 법적 제도가 아니기 때문에 결국은 환자 본인의 선택에 맡겨야 한다는 것으로, 실상 빅5병원급을 제외하고는 16채널 이상 다중검출기를 갖춘 의료기관수도 턱없이 부족하고, 과잉검진이 우려된다는 게 그 이유다.
대한폐암학회 이계영 총무이사(건국대병원 호흡기내과)도 ""위암 검진을 위한 내시경검사 시행건수가 연간 800~900만 건에 이른다""며 ""국가검진으로 포함되게 되면 수 백만 건을 감당해야 하는데 값비싼 CT 장비와 검사 결과를 판독할 영상의학과 전문의 인력 문제까지 현실적으로 수요를 맞추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CT 검사 시 방사선 피폭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과 국가 차원의 비용 문제를 고려해 봤을 때도 검진사업에 전면적으로 도입하기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 총무이사는 ""권고안이 나오기 전부터도 우리나라에서 검진 목적의 CT 검사는 많이 시행돼 왔지만 위험도 높은 폐암에 대해 학술적 근거를 제시했다는 데 가장 큰 의미가 있다""며 ""CT 검사의 한계상 흡연성 폐암에만 효과가 있기 때문에 비흡연성 폐암의 검진방법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쿠키뉴스 제휴사 / 메디칼업저버 안경진 기자 kjahn@mo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