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영화사 소니 픽처스 엔터테인먼트(소니)를 해킹한 단체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암살을 소재로 한 코미디 영화 ‘인터뷰’ 개봉을 포기하라고 압박했다.
블룸버그 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자칭 GOP(평화의 수호자)인 이들은 8일(현지시간) 인터넷에 “지역적 평화를 깨고 전쟁을 유발하는 테러리즘 영화 개봉을 즉각 중단하라”는 성명을 올리고 해킹 자료를 네 번째로 유출했다.
성명에 영화 제목을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인터뷰를 겨냥해 처음으로 개봉 포기 요구가 이뤄진 것이라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이들은 소니가 영화 개봉 중단 요구를 거부했다고 주장했지만 소니는 어떤 요구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또 소니 공동회장 에이미 파스칼과 TV부문 사장 스티브 모스코가 사생활 해킹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위협하며 “소니와 미 연방수사국(FBI)은 우리를 찾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들은 지난 5일 GOP 수장이라는 인물이 소니 직원들에게 보낸 협박성 메일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해 조사에 혼선이 일었다.
소니는 지난달 24일 해킹 공격으로 배우와 직원 등 4만7000 명의 개인정보와 제작 영화 파일이 유출되는 피해를 봤다. 미국 조사 당국은 북한이 배후라고 봤지만 북한은 지지자의 의로운 소행이라며 부인했다.
인터뷰는 미국 TV토크쇼 진행자와 연출자가 방북해 김 제1위원장의 암살을 노리는 코미디 영화다. 미국 등 63개국에서 성탄절 개봉 예정이다. 북한은 지난 6월 영화 예고편이 공개된 후 노골적인 테러행위라며 반발했다.
최지윤 기자 jyc8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