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 회황으로 국제적 망신을 산 대한항공이 이번 사건의 유출자를 찾으려고 승무원 휴대전화 메신저까지 검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승무원 관리자들에게는 일괄 메시지를 보내 언론 대응 방향을 지시했다.
MBN은 9일 “대한항공이 승무원들의 휴대전화 메신저, 카카오톡을 검열했다”며 “땅콩 회항 사태가 외부로 유출된 경위를 알아내기 위해 조사를 벌인 것”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한 승무원은 어제(8일)와 오늘(9일) 이틀에 걸쳐 회사가 승무원들의 카카오톡 대화방을 일일이 살펴봤다고 전했다. 승무원들은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휴대전화를 검열하는 것은 인권 침해라며 울분을 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은 관리자급 승무원에게 일괄적으로 메시지를 보내 입단속을 했다. 외부에서 문의가 올 경우 ‘이번 사태가 해당 사무장의 자질이 부족해 벌어진 일이라고 답하라’고 지시한 것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지난번 라면 상무사건 등 이미 오래전부터 그런 것들을 검열하고 있었다. 관리하고 있는 상태라 (이번 검열이) 새롭진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승무원들 말고 담당하는 객실(관리자급) 쪽에 확인했는데 그런 사실은 없다고 했다”고 해명했다. 개별 승무원분들에게 물어 봤냐고 하자 “거기까지는”이라며 말을 아꼈다.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은 9일 모든 보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그러나 부사장 직함과 등기이사 지위는 유지한다.
최지윤 기자 jyc8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