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정치적 해석으로 논란에 휩싸인 영화 ‘국제시장’이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29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국제시장’은 지난 27∼28일 양일간 109만2071명을 모아 누적관객 428만1759명을 동원했다. 매출액 점유율 39.2%로 2위 ‘기술자들’(17.0%)을 크게 앞질렀다. ‘국제시장’보다 일주일 늦게 개봉한 ‘기술자들’은 누적관객수 142만3764명을 기록했다.
‘국제시장’은 6.25전쟁 때 아버지를 잃은 뒤 가장이 된 덕수가 가족을 위해 평생 헌신하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평범한 아버지의 삶이 공감을 이끌어내며 특히 40대 이상 중장년층 관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한편 파독 광부, 베트남 참전 등 소재를 다룬 영화를 두고 인터넷에는 뜨거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5일 ‘진중권 허지웅 정유민의 2014 욕 나오는 사건·사고 총정리’라는 제목의 한겨레신문 좌담 기사가 발단이 됐다. 기사에서 영화평론가 허지웅은 “머리를 잘 썼어. 어른 세대가 공동의 반성이 없는 게 영화 ‘명량’ 수준까지만 해도 괜찮아요. 근데 국제시장을 보면 아예 대놓고 ‘이 고생을 우리 후손이 아니고 우리가 해서 다행이다’라는 식이거든요. 정말 토가 나온다는 거예요. 정신 승리하는 사회라는 게”라고 언급했다.
이를 종합편성채널 TV조선 등에서 정치적인 발언으로 해석하면서 트위터 등 인터넷에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보수단체 회원인 것으로 알려진 유주진씨는 트위터에 “학교 다닐 때 생각해보면 허지웅 같은 부류의 애들이 꼭 있었던 것 같다. 공부는 어설프게 하면서 무진장 아는척하고, 막상 성적 나왔는데 주변에서 기대했던 것보다 못 미치면 아팠다느니 컨디션이 안 좋았다느니 말 많은 그런 부류. 한마디로 속 빈 강정”이라며 허지웅을 직접 비난했다.
이에 허지웅이 다시 반발하며 논란은 더 커졌다. 보수·진보 진영의 대립으로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