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한한 할리우드 스타들이 늦는건 어느 순간부터 관례가 됐다. 8일 영화 ‘존 윅’(감독 채드 스타헬스키·데이빗 레이치) 홍보 차 방한한 키아누 리브스(51)도 마찬가지였다.
기자회견 전 관계자는 “리브스가 면도하느라 10분 늦을 것 같다”고 양해를 구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관계자는 기자회견과 레드카펫 일정 등을 설명하며 시간을 벌었다. 10분 뒤 또 “죄송합니다. 호텔에서 오는데 차가 많이 막히고 있다.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재차 사과했다. 결국 오전 11시 예정된 기자회견은 30분이 지나서야 시작됐다.
리브스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JW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내한 기자회견에서 “먼저 제가 오늘 지각했는데 정말 죄송하다”며 “기다려주고 참석해줘서 감사하다”고 사과했다.
이후 영화 관련 질문들이 쏟아졌고 그는 성심성의껏 답변했다. 약 30분간의 짧은 기자회견이었지만 한 질문에도 귀 기울이고 성실히 답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질문한 기자들의 이름을 부르며 눈을 맞추고 인사하는 것은 물론 통역사도 배려했다. 자신이 말을 길게 하면 통역하는데 힘들까 봐 적당히 끊고 답변을 이어갔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리브스는 “다시 한 번 오늘 늦어서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관객들이 즐겁게 영화를 관람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어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인사도 잊지 않았다. 포토타임 후 고개를 숙이고 정중히 인사한 뒤 기자회견장을 빠져 나갔다.
리브스는 2008년 영화 ‘스트리트 킹’(감독 데이비드 에이어) 이후 7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시작부터 지각으로 구설에 올랐지만 진심으로 사과했다. 물론 관계자가 발을 동동 굴리며 마음을 졸였지만 말이다. “면도를 하고 와서 오늘 더 멋진 것 같다”는 관계자의 말을 부인할 수 없었다. 50이 넘은 나이에도 변함없는 모습은 한국 팬들을 설레게 만들기 충분했다.
영화는 잃을 것 없는 전설의 킬러 존 윅(키아누 리브스)의 거침없는 복수극을 그렸다. 리브스는 각본과 제작에도 참여했다. ‘매트릭스’ 채드 스타헬스키와 데이빗 레이키 등이 액션 연출해 완성도를 높였다. 21일 개봉 예정.
최지윤 기자 jyc8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