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최민지 기자]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들이 PB(유통업체 자체 브랜드)제품 납품 제조업체들을 쥐어짜고 있다. 다름 아닌 PB제품의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다. 하지만 지나친 하청업체 쥐어짜기여서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대형마트에 우유 등을 납품하는 우유업체들의 경우 미판매 우유를 반품하는 통에 적자를 보고 있다. 그러나 하청을 받는 입장이라 향후 불이익을 우려해 속앓이만 하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부 우유업체들이 대형마트에 PB제품을 납품하는데, 발주량보다 판매량이 적은 경우 판매한 제품에 한해 대금을 지급했다. 대형마트에 PB상품을 납품해 파는 중소 업체의 경우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매출 유지 등을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납품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대형마트의 불공정 거래 행위에도 별 다른 저항을 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우유업계 한 관계자는 “PB제품의 경우 반품을 받아도 다른데 팔수가 없어 고스란히 손실로 떠안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영세 납품업체의 경우 요구사항을 들어주지 않을 경우 신제품 코너 등에서 불이익을 받기 때문에 대형마트의 요구를 외면할 수 없는 실정이다.
가령 마트에서 판매하는 5000원짜리 프라이팬의 경우 제조사의 대표적인 역마진 상품이다. 대신 이런 미끼 상품으로 행사를 해주면 다른 제품 판매 마케팅을 지원하고 있다.
대형마트가 위탁생산을 통해 자체상표를 붙여 파는 PB 상품은 대량 구매와 유통과정의 생략, 물류비 절감 등으로 가격이 동종제품 보다 평균 20%에서 최고 60%까지 저렴해 인기도 좋다. 최근 불경기 탓에 기존 브랜드 제품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PB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해 대형마트에 납품하는 중소기업 312곳을 대상으로 애로사항을 조사한 결과, 불공정 거래를 당한 중소기업의 55.9%는 ‘특별한 대응 방법 없이 감내한다’고 답했다.
불공정 거래유형은 ‘부당한 납품단가 인하 요구’와 ‘추가 비용 부담 요구’가 각각 50%로 가장 많았다. ‘납품이 끝난 뒤 훼손되거나 분실된 상품에 대한 반품 조치’가 38.2%, ‘판촉 사원에게 다른 업무를 수행할 것을 강요’하는 경우도 35.3%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매장별로 납품단가가 적정하다는 대답은 이마트 64.9%, 롯데마트 72%, 홈플러스 52.9%로 나타나 상대적으로 홈플러스에 납품하는 업체들의 불만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freepen07@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