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민석 기자] 할리우드 영화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서 좋아하는 캐릭터로 남성 엘프 레골라스를 꼽는 사람들이 많을 겁니다. 자유자재로 활을 쏴 적을 소탕하는 그의 모습은 “너무 멋지다” 그 자체죠. 그런데 그것이 영화에서만 가능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라스 앤더슨이라는 덴마크 인이 활쏘기 실력을 뽐낸 영상이 지난 23일 공개됐습니다. 얼마나 놀라운 실력이기에 호들갑이냐고 묻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영상을 일단 보면 수긍할 수 있습니다.
앤더슨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신속하고 정확한 활쏘기 능력을 선보입니다. 가장 압권은 자신에게 날아오는 화살을 활로 쏴 반으로 쪼개는 장면입니다. 우리와 동시대를 살고 있는 ‘현실판 레골라스’는 어떤 방법으로 활쏘기 실력을 연마했기에 이런 일들이 가능한 걸까요.
이 영상이 제작된 목적은 따로 있었습니다. 앤더슨은 “할리우드 영화에서 나오는 활쏘기 자세는 잘못된 고증”이라고 말합니다. 보통 화살을 보관하기 위해 화살집을 등에 메고 다니는데 이것은 비효율적인 방법이라는군요.
역사적으로 증명된 활쏘기 기술을 요약하면 ‘시위를 당기는 손에 나머지 화살을 쥔 채 쏜다’와 ‘화살을 활의 오른편에 대고 쏜다’입니다. 손꼽히는 역사서들은 이 기술에 대해 최고의 방법이며 속도와 정확도에서 이 이상 가는 것은 없다고 평했습니다.
특히 숙달된 궁수가 되려면 쏜 화살이 칼날을 겨냥해 두 쪽으로 갈라지게 할 수 있어야 하고 적의 날아오는 화살을 잡아 반격할 수 있어야 한다는군요. 또한 과거의 기록에 따르면 사라센 궁수는 0.5초 안에 3발의 화살을 발사할 수 있었답니다. 그리고 앤더슨은 이 역사서들이 과장한 것이 아니라는 걸 증명합니다. 마지막으로 영상은 “총이 활을 대체하게 되면서 이 기술들이 역사 속으로 잊혀졌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당연한 듯이 여기는 것들이 꼭 진보의 결과물이 아닐 수 있다는 걸 깨닫게 하네요.
앞으로 할리우드 영화감독들이 이 영상을 참고하면 어떨까요.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