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민석 기자] 지난달 29일 도심에 현금 800만원이 뿌려진 일명 ‘대구 돈벼락’ 사건 이후 500만원은 아직까지 돌아오지 않았다. 그런데 거금을 선뜻 기부한 사람이 나타나 감동을 주고 있다.
29일 대구지방경찰청은 공식 페이스북에 “50대 남성이 대구의 한 신문사를 찾아 메모와 함께 500만원을 두고 갔다”며 훈훈한 사연을 전했다.
신문사에 따르면 50대 후반으로 보이는 남성이 27일 오후 신문사 편집국 입구에 나타나 “아무것도 묻지 말고, 들어가서 보시라”는 말과 함께 한 기자에게 봉투를 건넸다. 봉투 안에는 5만원권 지폐 100장(500만원)이 들어 있었다. 또한 동봉된 메모지엔 ‘돌아오지 못한 돈도 사정이 있겠지요. 그 돈으로 생각하시고 사용해 주세요’라는 글이 적혀있었다.
신문사 관계자는 “현장에서 돈을 주운 분은 아니지만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 기부한 것 같다”며 “경찰을 통해 안씨 가족에게 모두 전달했다”고 말했다.
정신질환이 있는 안모씨는 지난달 29일 오후 대구 송현동의 한 도로에서 5만원권 160여장(800만원)을 뿌렸다. 운전자와 행인들이 순식간에 지폐를 주워갔고,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에는 5만원권 지폐가 단 한 장도 남아 있지 않았다.
안씨가 뿌린 돈은 고철 등을 수집한 할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돈이라는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이후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5일까지 돈을 주워 갔던 6명이 차례대로 송현지구대를 찾아 돈을 되돌려줬다. 800만원 가운데 285만원이 회수됐고, 515만원은 되돌아오지 않았다.
대구 경찰 페북지기는 “뿌려진 800만 원 중 785만 원이 돌아온 것이나 마찬가지라서 처음 페이스북에 사연을 올린 저는 기분이 이상야릇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네티즌들은 “세상은 아직 따뜻하다”며 좋아했다. 이들은 “이런 게 사람 사는 세상이지” “요즘 같은 때 보기 드문 따뜻한 마음이야” “훈훈하게 마무리되서 기분이 좋다” “사라진 돈에도 사정이 있을 거라는 말 울컥한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