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화이자의 유방암 치료제 이브란스(Ibrance)가 유례없이 빠른 기간 내에 미국식품의약국(FDA)의 관문을 통과하며 새로운 블록버스터의 탄생을 예고했다.
타목시펜(tamoxifen), 레트로졸(letrozole) 같은 호르몬치료 외에는 대안이 없었던 에스트로겐수용체(ER) 양성·HER2 음성 유방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안겨줄 것이란 핑크빛 전망이 나오고 있다.
FDA는 지난 3일 기존 호르몬치료 경험이 없는 폐경 후 ER 양성·HER2 음성 전이성 유방암을 동반한 폐경 후 여성에서 아로마타제 억제제인 레트로졸(letrozole)과 병용사용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브란스의 성분명은 팔보시클립(palbociclib). 암세포의 성장촉진에 관여하는 사이클린의존성인산화효소(CDK) 4와 6을 억제하는 새로운 기전의 약물이다.
전임상에서 기존 치료법 대비 실질적인 개선 효과를 입증함에 따라 FDA로부터 일찌감치 획기적 치료제(breakthrough therapy designation)로 지정을 받았다. 지난해 10월에는 신속심사 품목으로 분류되면서 4월 13일 최종승인이 예상돼 왔으나 그보다도 2개월 이상 앞당겨진 셈이다.
FDA 약물평가연구센터(CDER)의 Richard Pazdur 국장(혈액제·항암제관리국)은 ""이번 승인을 통해 레트로졸과 팔보시클립의 병용요법이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새로운 치료옵션으로 떠오르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승인에는 치료받은 적이 없는 ER 양성·HER2 음성 진행성 유방암 환자 16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던 오픈라벨 방식의 2상임상 데이터가 결정적 근거가 됐다(Lancet Oncology 2015;16:25-34).
PALOMA-1/TRIO-18로 명명된 이 연구에 따르면 팔보시클립과 레트로졸을 병용투여 받았던 환자들(84명)에서 무진행생존기간(PFS)이 20.2개월(중앙값), 레트로졸만 단독투여 받았던 이들(81명)은 10.2개월로 병용군에서 생존기간이 2배가량 늘었다(P=0.0004).
다만 팔포시클립 + 레트로졸 병용군과 레트로졸 단독군을 각각 29.6개월(중앙값), 27.9개월 동안 추적한 최종분석에서는 PFS가 41건과 59건 발생해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팔보시클립 + 레트로졸 병용군에서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호중구감소증, 백혈구감소증, 피로감이었는데, 3/4등급 호중구감소증은 병용군의 54%, 레트로졸 단독군의 1%에서 발생했고, 3등급 백혈구감소증 발생률은 각각에서 19%와 1%로 확인됐다.
이번 승인에 대해 PALOMA-1/TRIO-18 연구에 직접 참여했던 연구자들의 반응은 가히 열광적이다.
책임연구자인 Richard Finn 교수(존슨종합암센터)는 ""무진행생존기간이 2배 증가했다는 사실은 매우 주목할만한 결과""라면서 ""암 치료역사상 그런 결과는 흔치 않다""고 말했다.
공동연구자인 Dennis Slamon 교수(존슨종합암센터)는 ""이번 연구는 마치 20년 전 HER2+ 유방암 환자에게 혁신을 안겨줬던 허셉틴을 떠올리게 한다""면서 ""ER 양성·HER2 음성 타입이 전체 유방암 환자들 가운데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높은 만큼 임상현장에 놀라운 변화를 안겨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제약계의 반응도 뜨거운데, 월스트리트저널은 팔보시클립이 한달 공급량을 기준으로 9850 달러의 매출을 낼 것으로 보도했고, J.P. Morgan의 애널리스트들은 ""2020년까지 매출액이 4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쿠키뉴스 제휴사 / 메디칼업저버 안경진 기자 kjahn@mo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