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민석 기자] 2015년 태국 킹스컵에서 우즈베키스탄 선수에 얼굴을 세 차례나 가격당한 한국 22세 이하 대표팀(U-22)의 수비수 심상민(서울)이 귀국하자마자 입을 열었다.
9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심상민은 “우즈벡 선수가 약 올리는 식으로 사과해 더 화가 났다”고 밝혔다. 심상민은 이어 “생각도 못 한 일이어서 어이가 없었다”며 “(당시) 잘 참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칭찬해주는 분이 많은데 전 그냥 어이가 없어 멍하니 있었던 것 같다”며 “축구를 하면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고 덧붙였다.
사건은 지난 1일 발생했다. 태국 나콘랏차시마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킹스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후반 42분 왼쪽 측면에서 볼을 다투던 우즈벡의 샴시디노프가 심상민의 얼굴을 세 차례나 잇따라 가격했다.
심상민은 상대의 폭력에도 반응하지 않았다. 결국 샴시디노프는 레드 카드를 받았지만 우즈벡의 상식 밖 ‘폭력 축구’에 국내 팬들은 분노했다.
우즈벡축구협회는 뒷수습에 나섰다. 우즈벡 감독 및 코칭스태프와 샴시디노프가 한국의 숙소를 찾아와 사과했다. 또한 우즈벡축구협회는 3일 대한축구협회에 사과 공문을 보내 해당선수의 엄중 징계를 약속했다.
그러나 현지에서 이뤄진 사과도 진정성이 의심스러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심상민은 “고등학교 리그에서도 나오지 않는 상황이 대표팀 간 경기에서 나왔다”면서 “상대 선수가 숙소에 찾아와서 사과하기에 말이 통하지 않아 ‘오케이’만 해줬다. 그에 앞서 식당에서 과일을 접시에 담고 있는데 다른 선수가 먼저 찾아와 약을 올리는 식으로 사과해서 ‘내가 지금 과일을 접시에 담고 있을 때인가’라는 생각도 들었다""며 속내를 털어놨다.
한국은 최종전에서 태국과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2승1무로 킹스컵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네티즌들은 “사과 공문 하나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라거나 “대한축구협회 이대로 넘어갈 일이 아니다” 등의 격양된 반응을 이어가고 있다.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