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민석 기자] 70대 노인이 단칸방에서 홀로 숨진 채 발견됐다. 기초생활수급으로 생활해온 이 노인의 통장 잔고는
27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지난 7일 오전 10시10분쯤 서울 보광동 한 다세대주택의 1층 단칸방에서 장모(79)씨가 숨진 채 발견돼 인근 주민이 경찰에 신고했다”고 9일 밝혔다.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장씨는 화장실도 없는 5평 단칸방 침대에서 이불을 덮고 누워있는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시신에 상처가 없고 외부 침입 흔적도 없는 것으로 보면 노환으로 숨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발견된 통장 잔고는 27원에 불과했다. 기초생활수급으로 생활해온 이 노인은 최근 폐결핵으로 병원신세를 지며 통장 잔고가 27원에 불과했지만 의료비 지원은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씨를 담당한 사회복지사 A씨는 “1월말쯤 처음 장씨 집을 방문한 이후 수차례 새벽에 전화가 와서 ‘지금 와서 컵라면에 물만 부어놓고 가달라’ ‘문밖의 연탄을 방안으로 들여놔 달라’고 부탁을 해왔을 정도로 거동이 힘든 상태였다”고 전했다.
장씨에게는 5명의 자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경찰과 장씨의 시신이 안치된 순천향대학교 병원으로 찾아온 연고자는 아무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근 주민 B씨는 “장씨가 지난해 옷을 빼입고 아들을 만나러 간다고 하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유족을 찾지 못하거나 유족들이 시신에 대한 인수를 거부할 경우 일정 기간의 공시를 거쳐 행려처리하고 별도의 장례절차 없이 화장해 납골당에 안치한다”고 말했다.
네티즌들은 씁쓸해하고 있다. 이들은 “자식이 5명이나 있는데 참 기가 막힌다” “자식 열심히 키워봐야 소용 없다” “정말 외로우셨겠다” “눈물이 난다” 등의 반응을 쏟아냈다.
반면 한 네티즌은 “함부로 이야기 하면 안 된다. 노인이 자식들에게 어떤 존재였는지 나와 있지 않다”며 “가족에게 상처만 준 가장일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적었다.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