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민석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 참배가 거센 후폭풍을 부르고 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독일이 유대인 학살에 대해 사과했다고 유대인이 그 학살현장이나 히틀러 묘소에 가서 참배를 하거나, 일본이 우리에게 사과했다고 해서 우리가 야스쿠니 신사에 가서 참배하고 천황 묘소에 가서 절할 수 있겠느냐”며 문 대표의 두 전직 대통령 묘역 참배를 겨냥했다. 그는 이어 “박근혜 (대통령과) 전면전을 한다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한다는 것이 뭔가 언밸런스하다”고 지적했다.
천정배 전 의원도 이날 “민주주의를 말살하고 인간의 존엄을 짓밟은 독재자들과의 화해는 잘못된 역사가 청산되고 바로 세워진다는 전제 위에서 있을 수 있다”며 “박 전 대통령의 딸인 박 대통령 치하에서 유신독재 망령이 되살아난 듯한 엄중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때에 야당이 할 일은 인권과 정의와 민주주의를 결연하게 옹호하는 것이지 화해 제스처를 앞세울 일은 아니다”고 비판했다. 그는 2·8 전당대회에 대해서도 “철저한 성찰도 비전도 제시하지 못했고 오히려 계파 패거리 정치의 폐해가 아주 심각하게 드러났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전날 이·박 전 대통령 묘역 참배를 최고위원들에게 제안했지만 반대 의견이 나오자 최고위원들은 제외한 채 참배했다. 이 과정에서 강성 최고위원들은 “첫 행보로 부적절하다”고 반대했고, 온건 성향의 최고위원들은 “문 대표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논란이 최고위원 간 강온 갈등으로 비칠 수 있다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전대 과정에서 불거진 계파갈등을 치유해야 하는 상황에서 자칫 소모적인 논쟁으로 확산할 경우 당 화합도 어려워진다는 의견이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문 대표 참배를 다시 거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한 최고위원도 “이 문제에 대해 최고위원들이 개별적인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