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민석 ㄱ자] 겨울이 끝나고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당국이 국내에서 아직 발견되지 않은 ‘뇌 먹는 아메바(파울러자유아메바·사진)’의 실태조사 필요성을 주장해 주목된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2일 ‘주간건강과 질병’ 최신호에 실은 ‘파울러자유아메바 감염에 의한 원발성 아메바성 뇌수막염(PAM)의 최근 동향’ 보고서를 통해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는 관련 조사가 수행되지 않았지만, 일본·대만·인도·파키스탄·태국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점차 아열대성 기후로 변하고 있기 때문에 파울러자유아메바의 자연환경 내 분포에 대한 실태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고 밝혔다.
미국을 공포에 떨게 한 뇌 먹는 아메바는 주로 따뜻한 강이나 호수 등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깨끗하지 않은 수돗물을 통해서도 감염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와 인접한 아시아 국가에서 꾸준히 발견되고 있어 우리나라도 안전지역이 아닐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호수, 수영장, 수돗물과 같은 물이나 흙 등에서 자유생활을 하는 파울러자유아메바는 사람의 코 등을 통해 뇌로 침입, 치명적인 PAM을 유발해 감염자를 사망케 한다. 지난해 미국에서 물놀이한 청소년 3명의 생명을 앗아가면서 ‘뇌를 먹는 아메바’로 불리며 미국에 공포감을 심어준 바 있다. 뇌 먹는 아메바에 의한 뇌수막염은 1965년 처음 보고된 이후 현재까지 세계 곳곳에 약 320건이 보고됐으며, 이 중 약 98%가 사망할 정도로 치사율이 높다.
국내에서는 1976년과 1998년 가시아메바에 의한 뇌수막염으로 사망한 사례 보고가 있지만, 아직 파울러자유아메바에 의한 감염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가시아메바는 파울러자유아메바와 달리 면역이 약한 사람을 주로 감염시키며 치사율도 낮다.
질병관리본부는 “가시아메바성 뇌수막염 환자 보고 사례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 뇌수막염 환자에 대한 원인 규명 때 아메바 감염에 대한 감별진단도 수행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