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천장’ 맞닥뜨린 K팝 그룹, 일본 활동 어떨까… 무료 공연 등 밀착 프로모션 펼쳐

‘유리천장’ 맞닥뜨린 K팝 그룹, 일본 활동 어떨까… 무료 공연 등 밀착 프로모션 펼쳐

기사승인 2015-03-16 09:00:55

[쿠키뉴스=이은지 기자(도쿄)] ‘유리천장’이라는 말이 있다. 사회적으로 보이지 않는 장벽 때문에 어느 위치 이상 올라가기 힘들 때 “‘유리천장’을 느낀다”고 표현하곤 한다. 한류도 마찬가지다. 영원할 것만 같던 ‘한류 붐’ 또한 유리천장이 생긴지 오래다. 일본에 진출한 K팝 그룹 중에서는 첫 진출자였던 동방신기 정도가 현재 유일하게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그룹이다. 빅뱅 등도 돔 투어를 진행 중이지만 시야제한석까지 모두 개방하던 예전만 못하다. 글로벌 그룹이라는 엑소도 일본에 진출했지만 아직 홀(약 1만 2000명) 규모 공연에 그쳤다. 그렇다면 일본의 K팝 그룹들은 어떻게 활동하고 있을까.

14일 오전 일본 도쿄의 시부야 타워레코드를 방문했다. 그룹 샤이니가 지난 11일 현지에서 발매한 싱글 앨범 ‘유어 넘버(Your Number)’의 포스터가 전면에 붙어있었지만 한류 그룹들이 타워레코드 1층을 전면 도배하던 예전에 비하면 다소 사그라든 감이 있었다. 그룹 B1A4와 샤이니를 제외하면 1층에는K팝 그룹은 없었다. K팝 전문 코너인 4층에도 다양한 K팝 그룹의 앨범 발매 일정이 붙어 있었지만 예전보다 열기는 덜했다.



그룹 샤이니의 현지 팬인 미네기시 시즈카(25)씨는 이에 관해 “방송 출연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현지에서 높아지는 한류 그룹의 열기를 경계한 현지 방송들이 메이저 프로그램에 K팝 그룹을 부르지 않은지 오래 됐다는 것. 대표적인 음악 프로그램인 ‘엠 스테이션’에 최근 출연한 K팝 그룹은 동방신기 정도가 유일하다. 시즈카 씨는 “방송 채널에서 접하기 어려우니 자연스레 관심도도 떨어지게 된다”며 “현재 K팝 그룹을 좋아하는 팬들은 예전 한류 붐 시기부터 좋아했던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현지의 분위기를 전했다.



자연스레 K팝 그룹들은 공연 위주로 노선을 돌렸지만 이마저도 신인들에게는 쉽지 않은 길이다. 동방신기·샤이니·빅뱅 등 현지에서 기반을 굳힌 그룹은 아레나 등의 티켓을 판매하기 수월하지만 신인들이 1만 명 이상의 팬을 동원하기는 쉽지 않은 노릇이다. 국내에서는 인지도가 높은 그룹들도 대부분 무료 공연 등으로 팬을 늘리고 있다. 그룹 마이네임의 경우에는 싱글 앨범 타이틀곡이 크게 울리는 프로모션 버스를 신주쿠·시부야 등 사람이 많은 거리에서 계속해 운행하고 있었다. 같은 날 오후 1시 타워레코드 1층에서는 막 일본에 데뷔한 그룹 하이포가 무료 공연을 펼쳤다. 하이포를 보기 위해 몰려든 팬들은 약 150명. 하이포의 팬이라는 모모(19)·미나미(19)씨는 “슈퍼주니어를 좋아해 성민의 뮤지컬을 보러 갔다가 함께 나온 하이포도 좋아하게 됐다”며 “일본의 아티스트보다 훨씬 월등한 라이브 실력에 감탄했다”고 말했다.

K팝 아이돌들의 일본 활동에 거부감은 없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느끼는 사람들은 극소수고 팬 입장에서는 고마울 뿐”이라는 모모 씨는 “팬이 늘어 점점 더 큰 공연장에서 보고 싶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하이포를 보기 위해 오전부터 기다렸다는 나나츠(21)씨는 일본에서 한류의 인기가 식지 않았냐는 질문에 “예전보다는 확실히 덜하다”며 “대신 K팝 그룹들이 다양한 방면으로 프로모션 활동을 하고 있어 팬으로서도 (활동을) 즐기고 있다”고 대답했다. 이날 하이포는 무료 공연 이후 팬사인회를 하며 현지 팬들과 마음을 나눴다. 이외에도 팬들과 악수하는 ‘악수회’ ‘하이터치회’를 비롯해 다양한 프로모션이 눈에 띄었다.
방송이라는 출구가 막힌 대신 팬들과 더 밀착하며 팬들의 충성도를 높이는 셈이다.

이은지 기자 rickonb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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