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발 훈풍…천연항암제 미역귀 수확 풍성

완도발 훈풍…천연항암제 미역귀 수확 풍성

기사승인 2015-03-21 14:11:55

[쿠키뉴스=송병기 기자] 3월 완도의 봄 바다에는 웃음꽃이 가득하다. 지난겨울 혹한을 이기고 자라난 햇미역의 고운 자태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계절이기 때문. 미역은 쌀과 마찬가지로 1년에 한 번 수확하는데, 3월이 수확철이다. 10∼11월 미역의 포자를 발아시켜 이를 바다로 넣어주면 이듬해 3∼4월에 다 자란 미역을 수확할 수 있다. 지금이 바로 햇미역을 맛볼 수 있는 시기인 셈이다.

그런데 올해는 미역이 아닌 미역귀가 주인공이 된 듯한 분위기다. 최근 암환자들 사이에 미역귀가 암에 좋다는 소문이 퍼지며 관심이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 건조 미역귀를 많이 생산하는 완도 금일읍 등에는 미역귀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들 문의가 부쩍 늘었다.

미역귀를 활용해 반찬류를 선보이는 업체들도 늘고 있다. 미역귀는 미역 포자가 방출되는 생식기관으로 수많은 생리활성 물질이 함유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중에서도 후코이단은 미역귀가 최고의 항암식품으로 등극할 수 있게 해준 일등 공신이다.

이은선 해림후코이단 기업부설연구소장은 “후코이단은 암세포를 자살로 유도하고 면역력을 높이는 등 강력한 항암기능을 가지고 있어 전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바이오 소재”라고 설명했다.

후코이단의 항암효과는 다양한 논문들을 통해 입증됐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의하면 △암세포를 자살로 유도하는 아포토시스 유도기능 △종양의 성장을 억제하는 혈관신생 억제기능 △암의 전이를 억제하는 암세포의 혈소판 점착 억제기능 △면역력 증강기능 △방사선 치료 부작용 완화기능 등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완도는 일찍부터 해조를 활용한 신소재 개발에 큰 관심을 보여 왔다. 대표적인 것이 2005년 해양수산부, 전라남도와 공동으로 진행한 ‘후코이단 산지가공공장 건립 지원 사업’이다. 당시 완도군은 국내산 미역귀를 활용해 고품질 후코이단을 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정부지원 30억원, 총사업비 50억원 규모의 국가지원 사업을 진행했다. 일본을 중심으로 급성장하고 있던 세계 후코이단 시장에 한국산 후코이단으로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완도군은 지원사업을 통해 후코이단 전문생산업체 해림후코이단 설립에 성공했다. 해림후코이단의 규모는 연간 후코이단 생산량 10톤, 생미역귀 기준 원료 소비량 2000톤에 달한다. 완도군 해조류 활용정책의 대표적인 성과물이다.

이정식 해림후코이단 사장은 “지난 10여년간 수입에 의존하던 국내 후코이단 시장이 국산제품 중심으로 완전히 재편됐으며, 수출도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며 “사실상 버려지다시피 하던 미역귀의 활용도를 높이고, 국내 해조산업의 부가가치를 상승시켰다는 점에서 후코이단의 의미가 작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songbk@kukimedia.co.kr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
송병기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