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라는 말로 유혹!” 젊은 아가씨 말고 늙은 아줌마·할머니만 골라 ‘그 짓’, 살펴 보니…

“공짜라는 말로 유혹!” 젊은 아가씨 말고 늙은 아줌마·할머니만 골라 ‘그 짓’, 살펴 보니…

기사승인 2015-03-23 00: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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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봉 기자의 유통 저격수

[쿠키뉴스] <김민희 아나운서> 이번 시간은 신문이나 뉴스를 통해 한 번쯤 들어봤을 주제에 대해 좀 더 파고들어 자세히 알아보는 코너죠. 날카로운 남자, 조규봉 기자의 유통 저격수입니다.

<조규봉 기자> 네. 안녕하세요. 조규봉 기자입니다. 네. 혹시 시청자 여러분들 중에 전화로 화장품을 무료로 준다는 연락을 받으신 경우가 있는지 모르겠네요. 매일 쓰는 화장품을 그냥 준다니 듣기에는 솔깃하지만 이건 5060 나이 든 어르신들을 타깃으로 한 신종 화장품 보이스피싱입니다. 아무래도 전화로 하는 사기이다 보니 그대로 당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하지만 문제는 화장품에 대한 사기를 이렇게 전화를 통해서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오프라인에서도, 온라인을 통해 서도 이뤄지고 있죠. 그래서 오늘은 화장품 사기 수법이라는 주제로 어떤 수법들이 있는지, 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대처 방법까지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네. 오늘 유통 저격수 주제는 화장품 사기 수법입니다. 전화 금융 사기인 보이스 피싱이 화장품을 이용해서도 한다는 소식에 일단 놀라지 않을 수 없는데요. 먼저 그 수법이 어떤지 알아보겠습니다. 기자님, 일단 전화를 받으면 어떻게 이야기 하나요?

<조규봉 기자> 수법은 전화를 걸아 받으면 무료로 화장품을 보내주겠다고 합니다. 무료로 화장품 샘플을 사용해보라며 택배로 보낸 뒤 ‘개봉한 후엔 반품이 불가하다’며 입금을 독촉하는 사기성 강매를 하는 것이죠.

<김민희 아나운서> 그렇군요. 피해자들은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겠어요. 느닷없이 화장품을 보내놓고 입금을 하라는 독촉을 받게 되다니요. 그럼 실제로 이런 경우를 당한 피해자들은 어떻게 이야기하고 있나요?

<조규봉 기자> 피해자들은 화장품 샘플을 사용해보고 설문조사에 응해달라는 전화를 받고 택배로 물건을 받았고 또 별 생각 없이 화장품을 개봉했는데 포장상자에 조그맣게 정품이라고 적혀있었다며 택배와 함께 온 설명서엔 ‘정품을 개봉하면 반품이 불가하다’고 적혀있었다고 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네. 사실 조그맣게 적혀 있어도 별 생각 없이 포장을 뜯어볼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기자님, 이런 사기 행각이 일부러 중년 이후의 여성들을 상대로 하는 것인가요?

<조규봉 기자> 그렇습니다. 화장품 판매 업체는 전화통화시 40~60대를 겨냥한 화장품이라며 그 나이 대에만 샘플을 보내준다고 나이를 확인한 뒤 물품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그럼 일단 사기 타겟은 정해져 있군요. 그럼 그들이 보내는 건 어떤 제품이 오는 건가요? 제대로 인증 받은 정품 화장품이 오는 건 맞나요?

<조규봉 기자> 아닙니다. 택배로 온 화장품은 명확한 브랜드나 제품명이 없고 효과와 가격만 설명된 안내문이 포함돼 있을 뿐인데요. 그 안내문에 작은 글씨로 ‘정품을 개봉할 경우 반품할 수 없으며 반드시 구입해야 한다’는 문구를 적어놓는 것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그럼 개봉은 했지만 사용은 안했으니 화장품 반품을 신청할 수 있을 텐데요. 반품을 한다거나 항의를 하면 어떻게 되나요?

<조규봉 기자> 어쨌든 개봉했으니 돈을 입금해야 한다. 입금하지 않으면 법적 절차를 취하겠다고 협박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화장품을 개봉하지 않고 반품하려 해도 안내원이 장황한 설명만 늘어놓거나 아예 전화를 받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하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그렇군요. 법정 소송까지 가기에는 모호한 금액을 청구해 피해자들이 자포자기식으로 구입하게 만들거나 청약철회 기한인 14일을 버틴 뒤 청구서를 보내는 수법을 쓰는 것 같은데요. 기자님, 이 같은 사기 방법이 낯설지는 않아요. 몇 년 전에도 이런 수법으로 사기가 많이 일어났었죠?

<조규봉 기자> 그렇습니다. 4~5년 전쯤 유행했던 수법이죠. 당시 소비자보호원 등을 통해 피해 사례와 대처 방법이 널리 알려지면서 잠잠해지는 듯 했지만 최근 젊은 20~30대 대신 소비자보호법이나 인터넷 등에 둔감한 40~60대 여성들을 타깃으로 다시 활개를 치고 있는 것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네. 아무래도 검색이나 주변 소식에 밝은 젊은 층보다 그렇지 않은 중장년층을 노린 것이군요. 그리고 실제로 이런 사기를 겪은 한 네티즌이 포털 사이트에 글을 올렸다고 하던데. 어떤 내용인가요?

<조규봉 기자> 네. 포탈 다음 아고라에 <""화장품을 무료로 드립니다"" 전화 받아보셨나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이 글에 따르면 실제 저희 어머니가 당한 일이라고 밝힌 A씨는 며칠 전 어머니로부터 화장품 회사에서 고맙다면서 무료로 화장품을 보내준다고 하더라. 설문지만 작성해주면 된다고 하니 네가 쓰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하는데요. 바로 다음날 실제 화장품이 택배로 왔고 본인이 택배비를 부담하는 착불로 수령했지만 뭔가 찜찜한 기분이 들었던 A씨는 해당 물품 안에 안내전단이 있어 이를 본 뒤 업체 측에 전화를 걸어 확인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는 업체 측으로부터 화장품 체험분 평가서를 작성해 다시 포장해주면 자기네 직원이 연락 후 찾으러 간다는 얘길들었다며 전화 통화에서 이 상담원은 자기네들은 화장품 대부업체라는 말을 했다고 전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화장품 대부업체요? 금융 대부업도 아니고 화장품 대부업은 무슨 경우인가요? 정말 당황했을 것 같은데요. 그래서 그 네티즌은 어떻게 대응했나요?

<조규봉 기자> 네. A씨는 이 화장품 대부업체에서 어떻게 어머니의 연락처를 알아내 전화를 했는지 의구심을 지울 수 없어 업체 측에 확인해 보니 그냥 무작위로 전화한 것이라는 해명을 들었다고 합니다. 또 A씨는 판매용 화장품을 같이 끼어 보낸 이유에 대해서도 문의했지만 전화 녹취 시에 고지했으며 보내겠다는 동의를 얻었다라는 동문서답의 답변 밖에 들을 수 없었다고 밝혔죠.

<김민희 아나운서> 그러니까 억지로 보낸 게 아니라 그 사실에 대해 분명 고지했고 또 그랬기 때문에 문제가 될 건 없다고 주장하는 것이군요.


<조규봉 기자> 그렇죠. 그리고 더 황당했던 것은 제품 체험기간인 14일이 지나면 반품이 불가해 구매해야만 하는 상황이 된다는 것이었는데요. 그 화장품 가격은 무려 29만9000원이었지만 어르신들은 이게 무료라고 착각해 사용할 수도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습니다. 또 업체 측에서 무료라는 단어를 굉장히 강조하고 오묘한 질문으로 동의를 얻어내며 전화상담 내용은 전부 녹취가 돼 추후 화장품 구매의사가 없을 시에도 이 녹취록을 앞세워 30만원 상당의 화장품을 사실상 강제로 구매하게 만드는 처사라고 이야기하고 있었는데요. 업체 상담원이 전화 통화 중에도 반말은 기본이고 고성도 내지르며 욕까지 할 기세였다고 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적반하장이네요. 그리고 포털 사이트에 그런 글이 개재된만큼 그 글을 읽은 누리꾼들의 반응도 궁금한데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나요?

<조규봉 기자> 누리꾼들은 경찰서에 가서 수령한 본인 이름으로 그 업체를 고소 혹은 제3자 명의로 고발하면 통신판매법 위반 혐의로 처리된다. 나도 그런 전화 받은 뒤 물품 수령 후 바로 반품했는데 다른 분들도 조심해야 할 것 같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다른 분들도 겪은 일이라니. 결코 남의 일로만 볼 수 없는 게 화장품 사기군요. 또 다른 피해자를 막기 위해서라도 빨리 대처 방법을 찾아야 할 텐데요. 기자님, 이 같은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을지. 그 방법에 대해 알려주세요.

<조규봉 기자> 일단은 무료라는 말에 혹해 택배를 받는 것에 대해 동의를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혹시 받았을 경우라도 제품을 성급히 개봉하지 말고 포함된 안내문 등을 확인한 뒤 반품을 원할 경우 반품 의사를 확실히 밝혀야 합니다. 반품 요청에 상담원이 모르쇠로 일관하거나 전화통화가 안될 경우엔 청약 철회서를 작성해 제품 발송 회사, 제품 수령 시 기재된 발송자의 주소에 내용증명으로 보내면 되는데요. 내용증명은 분쟁 발생 시 청약철회 의사표시에 대한 확실한 근거가 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네. 일단 반품 의사를 밝히고 반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내용증명을 보내야겠군요. 그리고 청약 철회가 가능한 기간이 있잖아요. 이러한 전화 권유 판매의 경우는 몇 일 이내로 철회가 가능한가요? 그리고 거부할 경우 어떤 제재가 취해지는지도 알려주세요.

<조규봉 기자> 전화 권유 판매의 경우 14일 이내 청약철회가 가능하며 이를 거부하는 행위는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이며 형사 처벌 대상입니다. 또 화장품을 개봉했더라도 이는 샘플을 보낸다고 한 뒤 정품을 보냈기 때문에 ‘정보제공의무 소홀’에 해당, 계약자체가 성립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고요. 제품개봉 역시 판매자의 불법행위로 기인한 것이기 때문에 청약철회가 가능합니다. 더 자세한 상담을 하고 싶을 경우 소비자상담 센터, 1372번으로 전화하면 되니까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네. 아무래도 피해자들이 중장년층인 만큼 빠른 대처가 어려울 경우 소비자상담센터로 연락해서 도움을 받으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오늘 조규봉 기자의 유통 저격수에서는 화장품 사기수법에 대해 알아보고 있는데요. 사실 남녀노소를 불구하고 피부가 좋아질 수 있다는 말에는 모두가 관심이 가잖아요. 특히 연예인이 사용하는 화장품이나 피부과에서 사용하는 화장품이라면 사용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 텐데요. 기자님, 사람들의 이런 심리를 이용한 화장품 업체의 상술이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고 들었어요. 어떤 내용인가요?

<조규봉 기자> 네. 또 다른 사례인데요. 쇼핑을 하는 여성에게 화장품 설문지 조사에 응하게 한 후 조사자는 설문지를 해 준 답례로 화장품 테스트를 해준다며 근처에 있는 승합차로 데려갑니다. 승합차에서 80만원 상당의 고가 화장품을 테스트 해주며 피부과에도 들어가는 물건이라 믿을 만하다, 가격이 80만원이지만 50만원에 판매하고 결제는 한 달에 5만원씩 이니 경제적으로도 부담이 없다며 유혹하는데요. 또 지금 구입하지 않으면 다시는 이런 기회가 없다는 등의 말로 현혹하기도 하죠.

<김민희 아나운서> 고가의 화장품을 거의 반값에 주고. 또 결제도 나눠서 하게 해준다니. 아무래도 여성들은 혹할 것 같은데요. 그 자리에서는 유혹에 넘어가 구입을 하지만 만약 판매 상술임을 알고 다시 찾아가 환불을 요청할 경우는 어떻게 되나요?

<조규봉 기자> 판매자는 계약서 파기가 불가능하며 단순 변심에 의한 환불은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합니다. 다른 이유가 아닌 생각이 변한 것으로는 환불해줄 수 없다는 이유를 대는 것이죠.

<김민희 아나운서> 결국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소비자들은 그 화장품을 쓰고 또 매달 돈을 납부해야 하는 것이군요. 소비자들의 피해가 여전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기자님, 이런 경우가 계속 있고. 또 방법을 바꿔가며 또 생기고 있죠?

<조규봉 기자> 그렇습니다. 심지어 화장품 판매 상술 및 사기성 판매, 강매 형태가 다양화되고 변화하고 있는데요. 소비자 보호법에 따르면 화장품을 방문판매 또는 길에서 구입한 경우 14일 이내에, 통신전자상거래로 구입한 경우에는 7일 이내에 청약철회 의사를 통지할 수 있습니다. 구입 당시 미성년자가 보호자 동의 없이 구입한 경우에는 미성년자 본인 또는 법정대리인이 계약취소 의사를 통지 하라고 명시돼 있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네. 하지만 법적 규제보다 중요한 건 소비자들의 대처가 아닐까 싶어요. 소비자는 먼저 판매자의 상술에 현혹된 것이 아닌지 확인하고 구입하도록 하고 부당하게 강매를 당한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의견을 표현해 피해를 막아야겠습니다. 결국 소비자의 준비되고 사려 있는 구매 행동만이 이러한 피해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을 텐데요. 기자님, 이러한 화장품 사기가 전화를 통해서나 직접 만나서 강매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죠? 온라인을 통해서도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조규봉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약 15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대형 온라인 화장품 커뮤니티 ‘P 카페’에서 수백 여 명이 공동구매에 참여했다가 입금 후 물품을 받지 못하는 일이 벌어져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는데요. 이처럼 최근 경찰에는 인터넷 공동구매 사기 신고가 하루 평균 수십 건씩 접수되고 있어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인터넷 공동구매라는 게 조금이라도 싸게 사보려고 함께 사는 건데. 거기서도 사기 행각이 벌어지고 있군요. 이번 사건은 어떤 일인가요? 자세한 내용 전해주세요.

<조규봉 기자> 경찰 등에 따르면 20대 여성 A씨는 P 카페에서 7만2000원 상당의 독일제 핸드크림과 치약을 공동구매로 구입한 뒤 물건을 배송 받지 못했습니다. 환불을 받기 위해 전화를 걸었지만 신호음만 울릴 뿐 전화는 연결되지 않았는데요. 공동구매 피해자는 A씨 뿐만이 아니었고 알고 보니 공동구매 주최자 B씨가 핸드크림과 치약 외에도 또 다른 아이디를 이용, 우산과 덧신 공동구매까지 진행했던 것이었죠. 실제로 이날 공동구매 피해 게시판을 살펴보면 핸드크림 판매자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본인은 계좌만 빌려 줬다고 설명했지만 우산 판매자와 목소리가 똑같았다. 두 판매자에게 전화를 차례로 걸었는데 다시 걸어보니 양쪽 모두 내 번호를 수신 거부했다는 내용의 글이 쇄도 했는데요. B씨에게 물건과 돈 모두 돌려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네티즌도 200명에 육박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네. 직접 만나서 하는 거래가 아닌 만큼 더 믿고 거래하는 것인데 이렇게 사기를 당하면 앞으로 더 믿지 못하게 되는 것 같아요. 오늘 조규봉 기자의 유통 저격수에서는 화장품 사기 수법들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최근 생긴 신조어 중에 호갱. 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호갱은 어수룩해 이용하기 좋은 손님을 뜻하는 신조어로 호구와 고객의 합성어인데요. 문제는 성인남녀 10명 중 9명은 자신이 호갱님이었던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죠. 오늘 이야기한 것처럼 최근 여성들이 약해질 수밖에 없는 화장품을 이용한 사기 수법이 다양해지고 늘어나고 있는 만큼 호갱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소비자 스스로 똑똑해지는 수밖에 없겠습니다. 기자님, 오늘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ckb@kmib.co.kr
조규봉 기자
ckb@kmib.co.kr
조규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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