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왕-비밀의 상자’는 한류 아닌 중류(中流) 활로 될까… 본격 중국 자본 투입

‘패션왕-비밀의 상자’는 한류 아닌 중류(中流) 활로 될까… 본격 중국 자본 투입

기사승인 2015-04-08 16:46:55

[쿠키뉴스=이은지 기자] ‘패션왕-비밀의 상자’는 한국에 불어오는 중류(中流)의 시작이 될까.

한국 연예계에 중국의 입김이 불어 닥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몇 년 전부터 중국에서 시상식을 개최 중인 Mnet ‘MAMA’를 비롯해 중국인 멤버로 현지 인기몰이에 성공한 그룹 엑소를 비롯, 중국 최대의 기획사 화이브라더스와 손잡은 스타쉽엔터테인먼트까지 예를 들자면 끝도 없이 많다.

이 같은 사실들은 한류의 높은 인기를 입증하는 근거로만 생각돼왔으나 최근의 경향은 다르다. 중국의 자본들이 한국 연예계에 유입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중국 연예계는 한류의 인기에 편승하거나 수입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직접 제작하거나 협업을 하는 형태로 한류 유입을 시도 중이다. SBS 플러스 ‘패션왕-비밀의 상자’가 그렇다.

SBS 플러스 ‘패션왕-비밀의 상자’측은 8일 서울 상암산로 SBS 프리즘타워에서 제작발표회를 열고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다. ‘패션왕 - 비밀의 상자’는 본격적으로 중국의 동영상 사이트 ‘요우쿠-투도우(Youku-Tudou·이하 요우쿠)’와 손을 잡고 함께 만들어진다. 본래 한국 스타와 디자이너가 손 잡고 협업을 시도하던 ‘패션왕 코리아’와 같은 포맷이지만 여기에 중국 스타와 중국 디자이너가 가세해 개인전은 물론 국가전까지 치르게 된다는 것이 SBS 측의 설명. 제작비는 요우쿠 측과 SBS가 절반씩 부담하게 되며 양국에서 동시 방영된다. 양국의 의상은 각자의 나라에서 제작·녹화되며 심사평가단 또한 한국에서 120명, 중국에서 120명 동원된다. 녹화가 이원 생중계되면 도합 240명의 평가단이 버튼 하나로 양국의 의상에 대한 호불호를 가리고, 좋은 평가를 받은 의상은 한국의 온라인 쇼핑몰 11번가와 중국의 밍슈위츠를 통해 판매된다. 매체를 통한 한·중류의 쌍방향 유입뿐만 아니라 부가적인 판매로까지 꾀하는 것.

SBS 플러스 관계자는 “당초 ‘패션왕 차이나’라는 타이틀로 패션왕의 포맷을 중국에서 수입, 제작하는 형태로 계획됐으나 포맷의 신선함을 높이 사 중국 요우쿠 측에서 합작을 권했다”고 프로그램 제작 배경을 밝혔다. 중국 내 판권은 유우쿠가 가지며, 그 외 국가에 대한 판권은 SBS가 취한다. 언뜻 보면 요우쿠 측이 손해 보는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다. 요우쿠의 하루 유입인원이 9000만 명 가량. 요우쿠 측이 예상하는 ‘패션왕-비밀의 상자’ 총 시청인구는 11억 정도다.

출연진도 중국 위주다. 중국 팀에는 중국의 유명 배우 류옌, 장량 등이 등장함은 물론이고 한국 측 출연진으로는 중국에서 최근 인기가 드높아진 김종국과 ‘별그대’로 히트한 유인나 등을 섭외했다. 한중 문화 교류의 장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중국 자본을 철저히 의식한 결과다.

현장에 함께한 한 연예 관계자는 “한국에 투자하는 중국 자본들은 규모부터 다르다”며 “한국 콘텐츠의 중국의 자본이 투입되는 일은 앞으로 더 많아질 것이며 ‘패션왕-비밀의 상자’는 그 시작일 뿐”이라고 확언했다. rickonbge@kmib.co.kr
이은지 기자 기자
rickonb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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