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2일, 난 저 세상 사람” 예비군 총기난사 최씨 친구에게 죽음 암시

“5월 12일, 난 저 세상 사람” 예비군 총기난사 최씨 친구에게 죽음 암시

기사승인 2015-05-14 15:56:55

[쿠키뉴스=조현우 기자] 서울 내곡동 예비군훈련장에서 총기를 난사해 자신을 포함해 3명의 목숨을 앗아간 최모(24)씨는 10초 내에 모두 격발한 것으로 드러났다.

육군 중앙수사단 관계자는 14일 중간수사결과 발표에서 최씨가 친구 A씨에게 보낸 휴대전화 문자를 통해 사전에 죽음을 암시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중앙수사단 측은 “휴대폰 포렌식 결과 A씨에게 4월 22일쯤 ‘5월 12일 나는 저 세상 사람이야 안녕’, 4월 25일 ‘5월 12일이 마지막이야’, 그리고 5월 5일 ‘예비군이야, 실탄사격하는 날, 말하지 않아도 예상’ 등의 문자를 보냈다”고 밝혔다.

최씨는 이밖에도 3월 16일과 24일에도 ‘나 자살계획’이라는 내용의 문자를 A씨에게 전송했다. 최씨는 A씨에게 100여건의 문자를 보냈으며 이 가운데 자살을 암시하는 내용은 10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최씨의 휴대전화 거절을 걸어놨다가 뒤늦게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수사단 관계자는 “A씨는 답변을 보내지 않다가 나중에 이런 내용을 확인했고 장난인줄 알았다며 설마 이렇게까지 했을까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A씨는 최씨와 초등학교, 중학교 동창으로 알려졌다.

육군 중앙수사단 조사 결과, 최 씨는 총기난사 4~5개월 전 선박용접공 자격증 취득을 준비했지만 실패한 이후 스트레스를 받아왔으며 과거 과다운동성행실장애와 적응장애 등으로 수차례 정신과 치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최씨가 범행을 저지르기 직전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유서에는 “다 죽여버리고 나도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적혀 있었다.

육군은 13일 “예비군 총기사고 가해자 최모씨의 전투복 주머니에서 2장짜리 유서가 발견됐다. 사고 전날인 12일에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며 내용 전문을 공개했다.

최씨 유서에는 “무슨 목적으로 사는지 모르겠다. 영원히 잠들고 싶다. GOP 때 죽일 만큼 죽이고 자살할 기회를 놓친 게 너무 아쉽다. 수류탄이 있을 때 했었으면 하는 후회감이 든다. 내일 사격을 한다. 다 죽여버리고 나는 자살하고 싶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내가 죽으면 화장 말고 매장했으면 좋겠다. 그런 다음 완전히 백골이 되면 가루를 뿌리든 했으면 한다” 등이 적혀 있었다.

수사당국은 최씨가 육군 5사단에서 복무했을 당시 B급 관심병사로 관리되고 있었던 점을 고려해 당시 해당 부대 관계자들을 조사하고 있다. 최씨의 어머니와 친형 등 가족들에 대한 조사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현우 기자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