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박주호 기자] 국내 경기 불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국내 수입차 시장은 큰 폭의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배기량 4000cc 이상의 대형차와 가격이 수억 원대에 달하는 초고가 차들이 경기 불황에도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경기가 불황일수록 ‘비싼 물건이 잘 팔린다’는 속설을 입증했다.

16일 수입자동차협회는 배기량 4000cc 이상의 대형차가 올해 들어 4월까지 2337대가 판매돼 지난해 같은 기간의 1841대보다 26.9%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전체 수입차 평균 성장률(26.2%)을 웃도는 수치다.

모델별로 보면 메르세데스-벤츠 브랜드 가운데 최상급 모델인 ‘뉴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 클래스’ 2종이 출시된 지 한 달여 만에 110대나 팔렸다. 전체 계약 대수는 280대에 달한다.

이건희 삼성 회장의 ‘애마’로 알려진 마이바흐는 2012년 단종됐지만 이번에 메르세데스-벤츠 계열의 브랜드로 부활해 출시됐다.

이번에 국내에 들여온 S500과 S600 2종은 기본 차 값만 해도 각각 2억3300만원과 2억9400만원에 달하지만 고객들의 구입 문의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최고급 브랜드로 꼽히는 롤스로이스와 벤틀리도 국내 판매 대수를 늘려가고 있다. 롤스로이스는 올해 들어 4월까지 23대가 등록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3대가 등록된 것에 비하면 77% 가량 늘어난 실적이다.

특히 기본 차 값이 4억원대에 달하는 ‘고스트’는 13대가 신규 등록됐고 ‘레이스’도 10대가 팔렸다.

벤틀리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109대)보다 53대 이상 늘어난 162대가 팔리며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벤틀리의 판매는 가격이 2억8000만원대인 세단 플라잉서퍼와 2억원대 초반인 컨티넨탈 GT V8이 주도했다.

고가 차량이 많은 포르쉐(89.4%)와 재규어(46.4%), 랜드로버(93.8%) 등도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초고가 수입차가 잘 나가는 이유는 수입차 총 등록 대수가 지난해 100만대를 넘어서는 등 수입차가 대중화 되면서 다른 브랜드들과 차별화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나 타는 차가 아니라 희소성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럭셔리 브랜드로 옮겨가고 있다”며 “고급 수입차들은 구입 고객들의 특성상 경기불황의 영향을 덜 받는다는 점과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만드는 최상급 모델이 적은 점도 판매 급증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분석했다. epi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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