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방미 취소에 “정신이상적인 이야기” “대단히 잘못된 주장” 새누리당·조갑제 ‘어떡해’

朴대통령 방미 취소에 “정신이상적인 이야기” “대단히 잘못된 주장” 새누리당·조갑제 ‘어떡해’

기사승인 2015-06-10 12:19:55

[쿠키뉴스=조현우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대응을 위해 14∼18일로 예정된 미국 방문을 전격 연기하면서 새누리당이 머쓱하게 됐다.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조롱이 이어지고 있다.

김성우 홍보수석은 10일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박 대통령은 메르스 조기 종식 등 국민 안전을 챙기기 위해 다음주 방미 일정을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수석은 “박 대통령은 현재 국내 메르스 사태에
대응 위해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해 적극 대처해왔고 직접 매일 상황을 보고받고 점검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국민이 불안해 하는 상황인 만큼 박 대통령은 국민안전을 위해 방미일정을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방미는 상호편리한 가장 빠른 시기로 일정을 재조정하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의 방미 연기에 새누리당만 입장이 난처하게 됐다.

김태호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서 대통령의 방미가 논란이 되고 있는데 당초 계획대로 미국을 방문하시는게 저는 옳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인제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아예 “대단히 잘못된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대통령이 비행기 안에 있거나, 미국에 있거나 메르스 사태 동향을 파악하고 조치하는데 무슨 장애가 있냐”며 “아무 지장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대통령이) 국내에 계신 것과 뭐가 다른가”라고 반문하며 “제가 잘은 모르지만 아마 백악관이 1년 전에 정상회담 일정을 대충 만들어 놓는 걸로 알고 있다. 구체적 의제 일정 조정하는 게 우리 외교 당국이 몇개월 고생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걸 우리가 일방적으로 연기 취소 한다면 백악관도 큰 혼란 빠질 것이고 국익에 우리가 큰 부담 안게 될 것”이라며 “그 메시지가 세계 여러 나라에 나쁘게 전파될 것이다. 한국 메르스 사태가 보통이 아닌 문제구나 이런 공포가 국제 사회에 더 크게 퍼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최고위원은 “대통령 방미 일정은 그대로 차질없이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군현 새누리당 사무총장도 “야권일각에서 방미 연기 요구하는 과정에서 지극히 이분법적이고 국제적인 상황을 고려하지 못한 발언을 하고 있다”며 “이는 대통령의 외교 활동을 소재로 여론 호도하거나 침소봉대할수 있고, 또 국민이 과도하게 불안감 가질수 있는 발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무성 대표는 회의 뒤 취재진을 만나 “한미 정상회담은 굉장히 중요한 문제로 오랜 준비 끝에 확정이 된 것”이라며 “예정대로 가는 것이 옳다는 주장이 상당히 많이 나오는 만큼 그 뜻을 청와대에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방미 연기는 잘한 선택’ ‘메르스 사태 해결이 먼저’ 등 반응이 나오는 동시에 ‘이것이 당청 관계’ ‘새누리당만 바보가 됐다’ 등 조롱이 이어졌다.

보수 논객 조갑제씨를 언급하는 게시물도 있었다. 조씨는 지난 8일 조갑제닷컴에 올린 ‘집단 히스테리! 대통령의 방미까지 막으려는 젖먹이들’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방미를 취소하라는 주장에 대해 “정신이상적인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그는 “사망률을 기준하면 메르스는 독감보다 약한 병이다. 그렇다면 독감이 유행한다고 대통령이 예정된 정상회담을 취소하나”라며 “대통령이 국내에 있어야 독감이 낫는다면 대통령은 하느님인가, 어머니인가, 아니면 국민들이 젖먹이인가?”라고 주장했다.

당초 박 대통령은 14~18일 미국을 방문할 계획이었다. 16일에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도 예정돼 있었다. 이번 방문에선 북한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문제, 한미 동맹 강화 방안 및 6자회담 재개 등 현안 논의가 예상됐다.

하지만 메르스 사망·확진자가 늘어나는 등 사태가 겉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국민들은 마스크 구하러 뛰어다니는데 대통령은 외국 나가나’ ‘메르스 해결될 때까지 연기하라’ ‘외교 결례가 국민 보호하는 것 보다 중요한가’ 등 방미를 취소하라는 의견이 온라인에 쏟아졌다. 유럽 출장 일정을 취소한 박원순 서울시장과 비교하는 게시물도 급증했었다.
조현우 기자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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