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 ‘메르스 갤러리’는 왜 ‘남 vs 녀’ 사이버 전쟁터가 됐나

디시 ‘메르스 갤러리’는 왜 ‘남 vs 녀’ 사이버 전쟁터가 됐나

기사승인 2015-06-25 17:29:55

[쿠키뉴스=정진용 기자] “한국에서 아들 낳는 이유: 나중에 아들에게 맞아 뒤지려고”

지난 6일 한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다. ‘속 시원하다’, ‘김치남 수준 좀 봐라’ 같은 댓글들이 줄줄이 달렸다. 이 커뮤니티에는 지난달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 대한 얘기를 나누기 위해 ‘메르스 갤러리’(메갤)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약 한달 후 이곳은 남성과 여성이 서로 조롱하고 혐오하는 장으로 변했다. 말 그대로 메르스에 관한 얘기를 나누던 ‘메갤’이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30일 메르스 확진자와 함께 비행기를 탄 한국인 여성 2명이 격리치료 대상으로 선정됐지만 격리 거부를 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였다.

해당 여성들은 사진과 신상정보가 SNS에 퍼지는 등 전 세계적으로 조롱거리가 됐다. 메갤 뿐 아니라 기사에는 ‘역시 김치녀다’, ‘한국 여자들이 나라망신 다 시킨다’ ‘남편이 준 돈으로 흥청망청 쇼핑을 했을 거다’는 식의 반응들이 이어졌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일(현지시각) 코윙만(高永文) 홍콩 식품위생국장이 한국 여성 2명의 격리 거부는 영어로 이뤄진 의사소통에서 온 오해라고 뒤늦게 밝혔기 때문이다.

이 해프닝을 계기로 메갤의 일부 여성 네티즌들은 한국 여성 전체를 비난한 남성 네티즌들에 분노하기 시작했다. 이전까지 ‘김치녀’, ‘된장녀’, ‘꼴페미’ 등 주로 혐오의 대상이었던 여성들이 이제 혐오의 주체가 된 것이다.

여성 네티즌들은 ‘김치녀’는 ‘김치남’으로, ‘삼일한 (김치녀는 삼 일에 한 번씩 패야한다)’은 ‘숨쉴한 (김치남은 숨 쉴 때마다 한 번씩 패야한다)’으로 대응하는 등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의 반격에 나섰다. 남성들이 여성을 공격하는 단골 소재가 데이트 비용, 군대, 과시적 소비 등이라면 여성 네티즌들은 코피노(필리핀 원정 성매매를 통해 태어난 아이들) 문제나 데이트 폭력, 강간, 성매매 등으로 남성들을 조롱하고 있다.

메갤에서 남성과 여성의 ‘사이버전(戰)’이 과열되자 커뮤니티 운영자는 지난 3일 메르스와 관련 없는 비방, 욕설, 음란물 등록 시 삭제 조치 민형사상의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공지 글을 올린 상태다. 하지만 운영자의 이러한 대응마저도 논란이 됐다. 커뮤니티에 지난 수년간 여성 혐오 글들이 올라왔을 때는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다가 남성 혐오 발언이 나오자 그제야 혐오 발언을 규제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렇게 ‘혐오에 혐오로 맞서는 대응’이 맞는지에 대해서는 여성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나뉘고 있다. ‘역지사지’라는 주장도 있지만 한 메갤 이용자는 자신의 블로그에 ‘폭력을 폭력으로 되갚는다고 여기에 통쾌해 하는 것은 남근주의의 변형일 뿐이다’는 글을 남겼다.

한편, 메갤은 운영자의 공지 이후에도 하루 평균 200여개의 성적 혐오 글들이 올라오고 있으며 지난 29일 개설된 뒤 이날까지 남녀 비하 게시물 수는 21만6000여건에 달한다. jinyong0209@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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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용 기자
jinyong0209@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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