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엉뚱한 충성은 역효과를 낳기도 합니다. CJ 얘깁니다. 며칠 전 ‘창조경제’하려다 국제적으로 망신을 당한 거 기억하시죠? CJ가 이탈리아 밀라노 시 전역의 드론 촬영이 불법임을 알면서도 해당 촬영을 강행해 문제가 됐지요. 자사 광고 영상을 촬영하던 중 드론 조정에 실패해 금빛 마리아 동상 근처 테라스 지붕에 설치된 케이블과 부딪치는 사고를 냈죠. 다행히도 유물은 파손되지 않았지만 하마터면 세계적 유산인 ‘두오모’ 성당이 피해를 입을 뻔 했죠.
“다 지난 사건을 왜 또 들춰?” CJ 측에선 이렇게 반문할 수도 있습니다. 불법임을 알면서도 촬영을 강행했다는 타매체 단독보도를 인용해 숟가락 얹는 것도 아닙니다. 다름 아닌 일본인들의 조롱 섞인 야유와 비난이 이어지고 있어서입니다. 사건 발생 후 CJ 해당 계열사 측은 즉시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했지만 사후약방문이네요. 이 일로 일부 일본 네티즌들은 “문화재의 소중함을 모르는 한국인”이라며 조롱했으며, 우리 네티즌들마저도 CJ를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나섰으니 말입니다. 안에서는 한류의 선구자처럼 굴던 CJ의 나라밖 행동에 아쉬운 목소리도 많았지요. 국제망신 시킨 CJ를 처벌해달라는 요구도 빗발쳤습니다.
얼마 전 CJ는 ‘창조경제추진단’ 출범식에서 문화사업으로 국가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고 한 바 있습니다. 맞는 얘깁니다. KCON만 해도 미국 LA에서는 그 지역이 들썩할 정도니까요. 한국을 알리는 또 다른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그런 CJ 때문에 우리나라가 국제적으로 망신을 살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CJ이니까 그럴 수 있다고요? 창조경제의 엄한 충성은 때론 부작용을 낳는다는 것을 몸소 보여준 것이니 도리어 씁쓸하네요.
창조경제 끝물에 분위기 살짝 탈 뻔한 CJ로서는 이번 ‘드론 사건’으로 적잖이 속 좀 쓰리겠습니다. 과잉 충성하는 신하에 백성 눈치 안 보는 임금이 어떻게 할지는 두고 볼일이지만 말이죠. ckb@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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