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대중문화팀] 여기저기 셰프들 덕분에 난리다. 한쪽에서는 ‘먹방’ 한쪽에서는 ‘쿡방’이다. 박준우 기자의 디저트 가게 ‘오쁘띠베르’는 폐업 소식에 가게 개점 전부터 50미터나 줄을 섰다고 하고 이연복·정창욱 셰프의 가게는 지금 예약하면 몇 달 후에나 식사가 가능하다. 바야흐로 셰프들의 전성시대. 그렇다면 이들의 가게는 어떨까. 정말로 눈이 번쩍 뜨이는 맛일까? 다양한 입맛을 모두 충족할 수 있을까? 블로그 리뷰를 찾아보니 파워블로거들이 엄청나게 극찬을 해 놨다. 우리는 소중한 월급을 그들의 식당에 과감히 투척해도 되는 것일까? 누구보다 평범한 입맛을 가진 쿠키뉴스의 평범남녀 5인이 셰프들의 식당을 찾았다. 입맛은 모두 다르다. 당연히 자비로 계산했다.
맹기용의 ‘퍼블리칸 바이츠’ 이후 두 번째로 방문한 식당은 미카엘의 불가리아 레스토랑 ‘젤렌’. 서울 이태원점을 찾아갔다. 나무 계단을 따라 올라가게 되어 있는 가게 외관은 방송에 출연하는 유명 셰프의 가게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평범한 편이었다. ‘냉장고를 부탁해’나 미카엘의 이름 같은 홍보문구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식당 내부는 조금 어두운 편이었다. 식당 가운데에 있는 인어 석상과 초록색 덩굴이 벽과 기둥을 감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커튼이나 가구들도 오래된 것처럼 보이는 앤틱한 스타일이었고 은은하게 외국 음악이 흘러나왔다.
‘젤렌’은 애피타이저와 샐러드부터 고기와 해산물, 디저트까지 코스로 먹을 수 있는 불가리아 가정식 메뉴가 수십 가지에 이른다. 메뉴판을 봐도 스빈스카 카바르마, 블라로스코 큐프테, 츄시카 뷰렉처럼 음식 이름을 불가리아식으로 적어 놓아서 고르기가 쉽지 않았다. 고민 끝에 애피타이저로 샵스카 샐러드(1만4300원), 메인 요리로 스피니치 치킨(2만350원), 팔내니 추쉬키(1만5400원), 스텁 깔라마리(1만8700원), 디저트로 불가리안 요거트(5500원), 초콜릿 폰던트(6600원)를 주문하고 런치 세트 A(1만5000원), 런치 세트 B(1만5000원)를 추가했다.
▲ 리뷰인원 : 5
그리스 (30대 중반, 남)
로빈 (30대 중반, 남)
반달곰 (30대 초반, 남)
커피왕 (20대 중반, 여)
이철민 (20대 중반, 남)
▲ 가게 방문 후 주문
그리스 : 여기 생각보다 좀 좁지 않아? 가게가 작은 건 아닌데 배치를 비좁게 해놨어.
커피왕 : 커튼이랑 이런 인테리어들이 좀 촌스럽고 먼지 있을 것 같아서 음식 먹을 때 좋지 않을 것 같아.
로빈 : 딱 이태원스럽지 않아?
반달곰 : 맞아, 이국적인 느낌이야. 그런데 이 정도면 고급스럽지 않나?
커피왕 : 난 잘 모르겠는데. 그리고 너무 컴컴해.
그리스 : 분위기가 밝진 않아. 우리가 창가 쪽에 앉았는데도 이 정도로 어두우면 안쪽은 완전 어두울 거야. 내부 조명이 약한 것 같아.
▲ 렌틸콩 수프 - 런치 세트 A
▲ 샵스카 샐러드 - 토마토, 오이, 구운 피망 위에 화이트 치즈를 듬뿍 얹은 불가리아 전통 데일리 샐러드
▲ 오늘의 샐러드 - 런치 세트 B
▲ 치킨 스페셜 - 런치 세트 A
그리스 : 생각보다 요리가 금방금방 나오네.
커피왕 : 다 처음 보는 음식들이야.
그리스 : 음식들이 전체적으로 비주얼이 좋다. 음식에 야채를 많이 쓰네.
반달곰 : 샵스카 샐러드는 치즈를 섞어서 먹는 게 독특해.
그리스 : 샐러드는 일반인이 따라할 수 있는 레시피 같아.
로빈 : 토마토, 오이, 양파, 피망, 올리브 적당한 크기로 자르고 치즈 뿌려서 먹으면 될 것 같아. 이건 집에서 해 봐야겠는데?
그리스 : 요리가 화려하지도 않고 간이 자극적이지도 않아. 짜거나 맵거나 이런 게 없어.
로빈 : 미카엘은 이런 쪽에서 최고지. 진짜 자극적이지가 않네.
반달곰 : 음식 보면서 생각했던 맛이랑 처음 입에 넣었을 때 맛이 달라서 신기해.
커피왕 : 맞아. 뭔가 소스가 진하고 우유맛도 나고 그럴 것 같은데 아니야. 본연의 맛을 살린 느낌이라 여성들이 좋아할 것 같아.
▲ 팔내니 추쉬키 - 갈은 고기와 야채를 밥과 섞어 피망에 넣어 오븐에 구워낸 요리 위에 요거트 소스와 신선한 허브 토핑
▲ 치킨 스테이크 - 런치 세트 B
▲ 스텁 깔라마리 - 해산물 리조또가 가득 채워진 오징어 위에 파마산 치즈를 얹은 요리.
▲ 스피니치 치킨 - 삶은 시금치로 속을 채워 그릴에 구운 닭 가슴살 요리를 치즈 크림소스에 듬뿍 찍어먹는 요리.
그리스 : 팔내니 추쉬키는 요거트랑 같이 먹으면 완전 에러야. 이상하지 않아?
반달곰 : 요거트 없이 밥만 먹으면 맛있는데 같이 먹기엔 요거트 맛이 좀 센 것 같아. 후식으로 요거트 안 먹어도 될 것 같은데.
로빈 : 난 괜찮은데? 이런 게 몸에 좋은 거야.
이철민 : 이게 비율을 잘 맞춰야 될 것 같아. 요거트를 너무 많이 하면 맛이 세.
로빈 : 스피니치 치킨은 향이 셀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안 세고 딱 맞는 것 같아.
그리스 : 볼 때는 뭐지? 하고 먹었는데 제일 맛있어. 난 이게 제일 나아.
반달곰 : 맛있어. 난 처음엔 고기만 먹었는데 같이 먹으니까 완전 달라.
커피왕 : 시금치랑 치즈가 정말 잘 어울리는 것 같아. 음식이 정말 미카엘스럽다.
이철민 : 스텁 깔라마리는 약간 오징어 비린내 나는 것 같아. 전 꼬들꼬들한 밥을 좋아하는데 밥이 좀 질어.
그리스 : 이건 호불호가 갈릴 것 같은데 난 정말 맛없어. 오징어도 너무 질겨서 해산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먹는 거 곤욕이야. 이걸 먹느니 차라리 오징어 덮밥을 먹겠어.
반달곰 : 난 먹을 만은 한데 다른 음식에 비해서는 좀… 다른 식당에서도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맛.
커피왕 : 나도 먹을 만 했어. 다들 너무 예민해.
▲ 초콜릿 폰던트
▲ 불가리아 요거트 - 불가리아 유산균이 들어있는 불가리아 요구르트
로빈 : 초콜릿 폰던트는 너무 달지 않아?
반달곰 : 난 딱 좋은데. 완전 맛있어. 그런데 요거트가 너무 셔.
로빈 : 요거트 엄청 맛있는데?
이철민 : 요거트가 좀 신데 위에 뿌려진 게 그 맛을 잡아줘.
그리스 : 요거트는 몸이 건강해지는 느낌이야. 신 고통을 참으며 건강을 위해 먹는 거지.
▲ 총평
커피왕 : 다 난생 처음 먹는 맛이라서 뭘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어. 메뉴도 처음 보는 메뉴고.
그리스 : 난 가격이 저렴하다고까지 느껴졌어. 양이 많아 진짜. 처음 온 사람 입장에서는 별로 무리가 없는 가게지. 크게 비싸지 않고 이상하지도 않고 무난하고 실용적이고. 누가 이태원에서 만나자 하면 거기에서 보자고 할 만한 그런 가게야.
반달곰 : 이태원 하면 보통 되게 이국적이고 가 본적도 없고 모르는 이상한 맛이어야 하는데 입맛에 맞는 게 특이한 것 같아.
커피왕 : 이런 식당 오는 자체가 기분이 리프레쉬도 되고 새로운 경험 해보는 것 같고 음식도 나쁘지 않고 그러네.
로빈 : 난 여기서 감자가 제일 좋은 것 같아. 감자를 되게 잘 구웠는데 소스를 찍어먹으면 소스 맛이 아니라 감자맛만 느낄 수 있게. 감자맛을 잘 띄우려고 옆에서 잘 도와주는 것 같아.
▲ 재방문 의사
커피왕 : 난 솔직히 한번만 경험해보고 싶은 맛? 만약에 지방에서 친구가 누구 올라오면 한번 데려올 수 있을 정도. 이런 음식은 잘 경험하지 못하니까.
로빈 : 아버지 어머니 세대는 이런 음식 먹기 힘들 수 있는데 이 정도면 데려올 수 있을 것 같아.
반달곰 : 나도 다시 올 생각 있는데 다시 오면 다른 음식 주문해서 어떤 게 맛있나 확인해보고 싶어.
이철민 : 아예 안 와본 사람이라면 한번 쯤 괜찮을 것 같아. 이태원 오게 되면 여기부터 오게 될 것 같아.
그리스 : 생각보다 매우 실용적이라서 놀랐어. 5명이 이렇게 먹고 10만 원 정도라는 게 거의 문화충격 급이야. 어느 정도 알았으니까 재방문할 가치가 있지.
▲ 결론
방송을 통해 알려진 유명 셰프의 가게임에도 생각지 못한 맛과 가격에 놀랐다는 결론이다. 음식들이 전반적으로 맛있고 자극적이지 않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지만 메뉴 종류가 많아 호불호가 갈릴 음식들이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맛 - 맛있다 5 (호불호가 갈릴 수 있으나 전반적으로 맛있음)
재방문 의사 - 있음 4 VS 없음 1 (안 가본 사람과 한 번쯤 가볼 만한 가게)
가격 - 싸다 4 VS 비싸다 1 (1만5000~2만원대 가격이 싸다고 볼 수는 없으나 유명 셰프 식당에서 이 가격에 배불리 먹을 수 있으면 비싼 편은 아니란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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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이준범 기자 bluebell@kukimedia.co.kr / 사진=이창용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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