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현섭 기자] 국가정보원 ‘해킹 의혹’이 해명에도 불구하고 ‘현재진행형’입니다.
지난 27일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현안보고에서 이병호 국정원장은 “직을 걸고 불법 사찰을 한 사실은 없다”고 의혹을 부인했고, 국정원은 자살한 임모 과장이 생전에 삭제한 파일의 복구·분석 결과 대북·대테러용 10건, 국내 실험용 31건, 실패 10건 등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대치는 오히려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29일에도 “그 정도면 됐다”는 새누리당과 “(공개) 검증을 받아야 한다”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충돌은 이어졌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안철수 국민정보지키기위원장이 요구한 자료의 조속한 제출도 요구했죠.
국정원의 말이 사실인지 거짓인지를 떠나 원인은 결국 국정원에 있다고 봅니다. 해명은 했지만 그 해명의 내용에 대한 ‘객관적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즉, ‘국정원이 삭제한 것을’ ‘국정원이 복구해서’ ‘국정원이 문제없다고 한 것’입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국정원의 해명을 못 믿는다는 게 아닙니다. 자신의 말을 무작정 “믿어라”라고 하는 것과 ‘믿게 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는 얘길 하는 겁니다. 비밀 정보기관이라도 ‘국민적 의혹’이 일고 있는 사안을 ‘일방적 전달’만으로 넘어가자는 건 법치국가, 민주주의의 취지에도 한참 어긋납니다.
배우 송강호(사진)의 ‘출세작’은 1997년 영화 ‘넘버3’입니다. 특히 ‘배우 송강호’를 확실하게 대중의 뇌리에 각인시킨 ‘출세 대사’가 있죠.
‘임춘애’를 ‘현정화’라고 한 불사파 두목이 “임춘애입니다”라고 바로 잡아 준 부하를 두들겨 팬 후 나머지 부하들을 앉혀놓고 이렇게 말합니다.
“니, 니들 내말 자, 잘 들어. 내, 내가 하늘 색깔이 빨간색 하면 그때부턴 무조건 빨간색이야. 이, 이, 이건 노리끼리한 색이지만 내가 빨간색! 하면 이것도 빨간색이야. 응? 이 XXX야, 응? 내가 현정화라 그러면 무조건 현정화야. 내 말에 토, 토, 토다는 XX는 전부 배반이야 배반형. 배신! 배반형.”
객관적 근거보다 자신이 말한다는 자체만으로 믿어야 한다는 ‘귄위의 확인’입니다. 달리 말해보면 내가 말한다는 자체가 곧 객관적 근거가 된다는 억지이기도 합니다.
이 대사는 한때 유행어가 될 정도로 인기를 모았습니다. 다들 웃었습니다. 웃긴 데에는 영화 속 송강호씨의 익살스런 말투가 결정적이긴 했지만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불사파 두목은 ‘건달’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나오는 걸 볼 때 황당하기 보단 ‘저러니 건달이지’하며 그저 재미가 될 수도 있는 직업이죠.
하지만 국정원이 이러는 것에 관객들은 마냥 웃을 수가 없습니다. 건달이 아니니까요. afero@kmib.co.kr 페이스북 fb.com/hyeonseob.kim.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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