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봐, 귀순을 틀자!” “인기 가수의 척도” 대북 확성기 방송에 등장한 K팝

“날 봐, 귀순을 틀자!” “인기 가수의 척도” 대북 확성기 방송에 등장한 K팝

기사승인 2015-08-24 17:31:55

[쿠키뉴스=조현우 기자] 남북 고위급접촉이 ‘무박 3일’ 밤샘 마라톤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대북 확성기 방송에 대중가요가 송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24일 “대북 확성기 방송 가운데 남북의 민족 동질성 회복을 위한 프로그램도 편성하는데 그 가운데 가수 아이유의 ‘마음’, 소녀시대의 ‘소원을 말해봐’, 빅뱅의 ‘뱅뱅뱅’, 노사연의 ‘만남’ 등이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대북 확성기 방송은 대략 하루에 8시간 정도 실시하고 있다”며 “총 11곳 대북 확성기 장비가 각각 다른 시간대에 불규칙적으로 방송하고 있다. 전방의 상황에 따라 여러가지를 감안해 순차적으로 방송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대북 확성기를 ‘anti-North propaganda broadcast’(반북 선전 방송)으로 쓰고 있지만 군은 이같은 표현이 잘못됐다는 입장이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프로파간다’는 사실을 왜곡해 상대방을 변화시키려고 하는 것”이라며 대북 확성기 방송은 “사실에 기반을 둔 것으로 프로파간다와는 거리가 멀다”고 강조했다.

군은 북한군의 지뢰도발 사건에 대한 대응 조치로 지난 10일 대북 확성기 방송을 시작했다. 대북 확성기 방송 시설의 가동은 2004년 6월 남북 합의로 중지한 이후 11년 만이다.

방송 내용은 크게 △자유민주주의 우월성 홍보 △대한민국 발전상 홍보 △민족 동질성 회복 △북한사회 실상 등으로 구성된다.

최근 내보낸 대북 확성기 방송에는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이후 중국만 3번 방문했지만 김정은은 취임 이후 단 한 번도 외국 방문을 못했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직책은 생략한 채 이름만 나간다.

군 관계자는 “북한을 막무가내식으로 비난하는 자극적인 내용보다는 김정은의 의사 결정에 문제가 있다는 내용이 일부 들어간다”며 “북한이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에 그토록 집착하는 것은 북한군 장병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효과가 크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대북 확성기 방송을 통한 K팝 송출 소식에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아주 효과적’ ‘더 틀어야 한다’ 등 지지 반응이 나오고 있다. ‘가요 순위 프로그램 가산점을 주자’ ‘인기 가수의 척도’ 등 재치 있는 의견도 나온다. 빅뱅 멤버 대성의 ‘날 봐, 귀순’을 선곡하자는 댓글도 많다.
조현우 기자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