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사위가 ‘베테랑’ 홍보대사”… 자식 때문에 속 썩은 거물 정치인 회자

“김무성 사위가 ‘베테랑’ 홍보대사”… 자식 때문에 속 썩은 거물 정치인 회자

기사승인 2015-09-11 11:25:55

[쿠키뉴스=조현우 기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둘째 사위의 마약 상습투약 전력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인터넷에선 자식 때문에 십자포화를 맞은 정치인 이름이 언급되고 있다.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회자되는 인물은 거물 정치인이 많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차남 현철씨가 ‘소통령’으로 불리며 막후 권력을 행사하다 구속당하는 아픔을 겪었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대선 후보는 장남 병역비리 의혹이 제기된 이른바 ‘병풍’에 휘말려 대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정권 말기 ‘홍삼 트리오’로 불린 세 아들의 비리로 국정이 얼룩졌다.

최근에는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 사례가 꼽힌다. 정 전 대표는 지난해 6·4 지방선거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자 선출대회에서 눈물을 흘렸다. 막내아들 때문이었다. 정 전 대표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국민정서가 미개하다”고 발언한 것을 사과하면서 울었다. 정 전 대표는 “제 아들의 철없는 짓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막내아들 녀석을 너그럽게 용서해 달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결과는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밀려 낙선이었다.

고승덕 변호사도 작년 서울시 교육감 선거 레이스에서 1위를 달리다 “고승덕은 자식들 교육을 방기했다. 교육감이 될 자격이 없다”는 장녀의 페이스북 글 때문에 직격탄을 맞았다. 당시 고 후보는 유세 현장에서 “딸아 미안하다”라고 외쳤지만 판세를 뒤집을 순 없었다.

이달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장남의 병역비리 의혹을 보도한 MBC 관계자들을 검찰에 고소한 데 이어 관련 글을 인터넷에 쓴 네티즌 16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는 등 속을 끓이고 있다.

한편 김무성 대표는 10일 국회에서 가진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둘째 사위가 마약 상습투약으로 구속되고도 양형기준 이하의 형을 받았다는 언론보도에 이어 국정감사장에서도 ‘봐주기 논란’이 일자 직접 해명에 나섰다.

김 대표 둘째 사위인 이상균(39) 신라개발 대표는 충북의 재력가인 이준용 신라개발 회장의 아들이다. 지난해 12월 코카인과 히로뽕, 엑스터시, 대마 등 마약류를 15차례 투약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징역 3년형이 구형됐고, 동부지법은 지난 2월 이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지난달 26일 김 대표의 차녀인 현경(32)씨는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이씨와 결혼식을 올렸다.

김 대표는 “혼인 날짜까지 정해진 상황에서 사위의 마약 전과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며 “재판이 끝나고(지난 2월 7일) 한 달 정도 지나서야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부모 된 마음에 (결혼을 앞둔) 딸에게 ‘이 결혼은 절대 안 된다. 파혼이다’라고 설득했는데, 우리 딸이 내 속을 썩인 일이 없었고 걱정을 끼친 일이 없었던 모범적 자식이고 공부도 아주 잘했다”면서 “사랑한다고 울면서 꼭 결혼을 하겠다는데 방법이 없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위가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을 많이 했다”면서 “앞으로 사위가 건전한 삶을 살 것으로 믿고, 이 일이 이 부부에게 상처가 안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평소 ‘무성 대장’으로 불리든 김 대표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했다. “(부모가) 자식 못 이긴다”라고도 했다.

하지만 유력 정치인의 인척이어서 양형기준 이하의 형을 받았다는 보도에 대해선 “요즘에 정치인 가족이라고 하면 더 중형을 때리지, 봐주는 판사를 본 적 있느냐”며 “정치인 인척이라서 양형이 약해졌다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기사”라고 일축했다.

김 대표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은 난리가 났다. 김 대표가 10일 저녁부터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할 정도다.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김 대표를 조롱하는 반응과 아예 항소도 하지 않은 검찰에 대한 비판 여론이 들끓었다. 온갖 음모론도 나돈다.

특히 영화 ‘베테랑’을 언급하는 게시물이 쏟아졌다. 영화 속 재벌 3세로 나오는 조태오(유아인)가 마약 파티를 즐겼기 때문이다. ‘현실 속 조태오네’ ‘베테랑 속편 시나리오 완성’ ‘경찰이 잡으면 뭐하나. 다 집행유예로 나오는데’ ‘한 번 더 봐야겠다’ ‘사위가 베테랑 홍보대사’ 등의 의견이 나왔다. 1200만을 돌파할 정도로 뜨거운 인기를 누린 ‘베테랑’이 김 대표에게 독이 된 셈이다.
조현우 기자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