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준범 기자] 논란은 논란일 뿐이다. 누구의 말이 맞는지 진실은 아직 가려지지 않았다. 그런데 이미 배우 윤은혜의 이미지는 바닥까지 추락했다. 표절 논란이 종결되기도 전에 윤은혜는 불리한 입장에 섰다. 여기까지 흘러온 이유가 뭘까.
윤은혜의 의상 표절 논란은 지난 4일 패션 브랜드 아르케의 윤춘호 디자이너의 SNS를 통해 불거졌다. 윤춘호는 중국의 패션 방송에서 자신이 디자인한 아르케 2015 F/W 의상과 비슷한 옷이 나왔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불쾌하다”고 적었다. 윤춘호가 언급한 옷은 지난달 29일 중국 동방위성 TV에서 방송된 패션 디자인 서바이벌 프로그램 ‘여신의 패션2(女神的新衣2)’에서 윤은혜가 ‘나니아 연대기’를 테마로 만들어 1위를 차지한 의상을 말한다.
패션 디자인의 표절 여부는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이재경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한 칼럼을 통해 “패션을 포함해 지식재산권은 표절을 공식적으로 판정하는 기관이 없어 표절 여부에 대한 최종 판단은 법원이 내린다”며 “법원에서 패션디자인을 저작권법으로 보호한 사례는 히딩크 넥타이 사건이나 개량 한복 사건 등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교수는 “그러다 보니 패션디자인 표절은 부정경쟁방지법에 호소하는 상황이지만 이 법은 패션디자인 자체를 보호하기 위한 법률이 아니어서 감당하기에 역부족이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7일 한국 신장경 패션디자이너연합회 부회장도 “패션 디자이너에게 있어 디자인의 의미는 ‘모든 것’”이라며 윤은혜의 의상이 “표절로 보인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신 부회장은 “윤은혜 표절 논란 뿐 아니라 국내 연예인부터 국내외 대기업들의 디자인 도용까지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며 “디자인을 등록하는 법적절차가 까다롭고 계절과 유행에 민감한 패션업계에서 사전적 조치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논란을 확산시킨 것은 윤은혜 측의 대응 방식이었다. 윤은혜의 소속사 제이아미엔터테인먼트 측은 지난 6일 보도 자료를 통해 표절 의혹을 부인하며 강경하게 대응했다. 소속사 측은 논란이 된 의상에 대해 “2008 S/S 빅터 앤 롤프의 10년 전 트렌드와 2014 랑방 S/S 컬렉션을 보던 중 아이디어가 떠오른 것”이라고 해명하며 “윤춘호 디자이너의 의상을 표절한 적도 없고 표절할 이유도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소속사 측은 “더는 자사 브랜드를 홍보하기 위해 윤은혜라는 이름을 도용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윤 디자이너의 의도를 의심하는 태도까지 보였다.
이후에 논란은 더욱 확산됐다. 2006년 방영된 MBC 드라마 ‘궁’에서 미술을 담당했던 한 스태프는 지난 14일 SNS를 통해 “윤은혜, 얘는 패셔니스타를 향한 열망과 예술적 재능이 있음을 너무 인정받고 싶은 나머지 앞뒤 생각을 안 하는 듯”이라며 “옛날 일이지만 내가 만든 드라마 ‘궁’의 채경이와 신이의 실내화도 본인이 직접 그린 거라고 언플, 화제 되는 바람에 나만 속 터졌던 기억이(있다)”고 적었다. 이어 윤은혜가 ‘여신의 패션2’ 1회에서 선보인 의상이 미국 브랜드 BCBG의 막스 아젤리아(Max Azria)드레스를, 3회에서 선보인 의상이 돌체앤가바나 2015 F/W 컬렉션 의상을 표절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왔다.
윤은혜가 지난 13일 중국 SNS를 통해 올린 글은 국내 여론이 그녀에게 등을 돌리게 된 결정타가 됐다. 윤은혜는 해당 글에서 “다음 주가 기대되지 않나요? 사실 한 번 1등 한 것뿐인데 마치 내가 늘 1등 한 것처럼 이야기하네요. 어쨌든 감사합니다. 히히”라고 적었다. 함께 올린 사진 속에서 윤은혜는 ‘여신의 패션2’에 함께 출연 중인 중국 배우 류우윈과 손으로 브이(V)를 그리며 다정하게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는 국내에서 벌어진 논란을 인식하고 있지만 별 것 아닌 일로 취급하는 태도로 대중들에게 받아들여졌다..
논란은 증폭되고 있는데 대응은 미흡했다. 그럼에도 윤은혜는 ‘여신의 패션2’에 계속 출연하고 있다. 최근 연예계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차이나 머니’가 대두되며 윤은혜가 국내 여론을 소홀히 하고 중국 활동만 신경을 쓴다는 얘기도 나온다. 네티즌들은 댓글을 통해 “디자이너한테 제대로 사과하세요”, “윤은혜 이미지 완전 망했네”, “돈이 다가 아니에요”, “한국에 돌아올 생각이 없나보네” 등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 지난 14일 소속사 측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윤은혜가 아직 중국어에 서툰 만큼 직접 쓴 내용인지 알아보고 있다”며 “현재 입장을 정리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아직 전해진 소식은 없다.
“양심에 맡기고 형식적인 사과와 해명이라도 듣고 싶었다”고 윤춘호 디자이너는 SNS를 통해 말했다. 어쩌면 윤은혜는 의상을 표절하지 않았을 수 있다. 정황과 추측만으로 해외에 체류 중인 그녀를 마녀사냥 하는 것일지 모른다. 그러나 표절하지 않았더라도 그녀의 의상으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고 느끼는 디자이너와 논란을 지켜보고 있는 국내 대중에게 더 진지한 태도로 해명할 필요가 있었다. 이제는 해명하지 못한 이유까지 해명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 됐다. 망한 이미지를 다시 살려내기는 어렵다. bluebel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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