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약물치료 핵심요소 '정보수집' '부작용'

소아 약물치료 핵심요소 '정보수집' '부작용'

기사승인 2015-09-24 16:27:55
"연구부족, 소아특성과 약물 부작용 등 세밀한 평가 필요해

[쿠키뉴스] 소아청소년 약물치료는 성인보다 연구가 부족해, 소아의 특성과 약물 부작용에 대한 세밀한 평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현재 처방되고 있는 정신과 약물에는 △항우울제 △중추신경자극제 △항정신병 약물 △항불안제 △기분안정제 등이 있다.

하지만 소아정신과질환 진단분류가 체계적이지 못할 뿐더러, 약물 안전성 및 효능 연구가 부족해 성인 연구를 연장해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소아를 대상으로 한 약물 3분의 2가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지 못한 것도 하나의 예가 될 수있다.

전북의대 정신건강의학과 박태원 교수도 최근 대한정신약물학회 추계학술대회에 참석해 소아청소년 약물치료에 앞서 소아에 대한 포괄적인 정보 수집 등을 특성 등을 우선적으로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박 교수는 먼저 소아청소년의 약동학적 특성에 대해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이 연령따라 다르고, 간 대사효소가 유아기 동안에만 증가해 성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사효소의 수준이 높고, 신장에서 약물을 대사하는 속도가 빠르다는 점을 항상 유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성인보다 심리사회적 환경에 의한 영향을 깊게 받아, 인지행동치료 등 정신치료가 보다 효과적이고 약물치료와 병용하면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게 박 교수의 부연 설명이다. 이처럼 치료에 앞서 소아의 역동학적 특성들을 파악했다면, 이번에는 동반질환이나 약물 부작용, 치료적 접근이 용이한지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박 교수에 따르면 소아정신과질환 진단분류가 체계적이지 못하고, 중후군적 개념을 도입한 경우가 많아 분명한 진단을 내기리 까다로워, 포괄적인 정보 수집이 그만큼 중요하다.

구체적으로는
△행동평정척도 △자기보고척도 △임상가척도 △직접관찰을 통해 동반질환을 파악하고 정신치료적 접근이 용이한지를 파악한다. 또 가족 교사 등 다양한 정보원에게 약물을 제대로 제공할 수 있는지 등을 물어보는 것도 중요한 대목이다.

부작용과 관련해서는 안전성, 효능, 부작용 입증 연구가 무엇보다 부족한 만큼 박 교수는 "많은 신약들이 도입되면서 소아들에게 사용되고 있다. 이 때문에 예측못한 부작용 위험도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개방성 질문과 함께 표준화된 척도을 사용하거나, 일반적인 질문과 사용약물에 특이적인 질문을 함께 사용해 부작용을 면밀히 파악하고 수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부작용은 우려대상 1순위-항우울제와 자살충동 결론 못내려

박 교수의 말처럼 소아청소년 정신과 약물치료에서 항상 빼놓을 수 없는 이슈가 바로 약물 부작용이다. 그 중심축에 있는 약물이 바로 항우울제.

2007년 미국식품의약국(FDA)는 항우울제가 청소년의 자살 위험도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하에 항우울제 투여가 소아(2세~11세), 청소년(12세~17세)뿐만 아니라 젊은 성인(18세~24세)까지 자살충동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경고문구를 제품 설명서에 추가토록 제약업체들에 지시했다.

지난해 미국 하버드의대 Matthew Miller 교수팀도 SSRI 복용 환자 16만 2000명을 분석한 결과 고용량의 SSRI를 복용한 환자가 정량을 사용한 이에 비해 자살이나 자해 위험도가 2배 가까이 높았다[JAMA Internal Medicine 4월 28일자 온라인판].

고용량의 SSRI를 복용한 24세 이하 성인 환자가 정량을 사용한 이보다 자살 또는 자해 위험도가 2.2배 더 많았고, 약물을 복용하기 시작한 첫 90일에 그 위험도가 가장 높았다.

이 밖에 항정신병 약물과 각성제도 부작용 이슈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ADHD 치료제로 쓰이는 각성제(메칠페니데이트, 덱스트로암페타민 등)는 심각한 심혈관 질환 발병위험을 일으키며, FDA에서도 50여 건의 사례가 이미 보고된 바 있다. 항정신병 약물도 성인과 비교했을 때 소아에서 체중증가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교수는 "항정신병 약물은 복용 후 체중변화에 주목하고, 주기적인 생물학적 검사를 실시하고, 각성제 역시 심장관련 부작용이나 성장감소 등을 지속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좋다"면서 "항우울제는 명확한 결론을 낼 수 없다. 다만 약물의 사용초기에 자살충동 위험을 높이지 않는다는 이견이 점차 늘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약물치료는 소아에서 시도할 수 있는 여러 치료 중 하나로, 충분한 근거가 있는 약물을 먼저 시도한다. 또 소량으로 시작 후 점차적으로 증량하는 것이 가장 정석"이라고 조언했다.

쿠키뉴스 제휴사 / 메디칼업저버 박미라 기자 mrpark@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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