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은지 기자] 성년을 맞은 부산국제영화제의 가장 큰 관심사는 무엇일까. 지난 1일 개최돼 지금까지 열기를 이어오고 있는 부산국제영화제 관계자들의 화두는 개막식도, 1000만 영화도 아닌 ‘중국’이다. 이른바 ‘차이나 머니’가 부산까지 깊게 침투한 것이다.



지난 2일 부산 해운대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하이룬의 밤’ 행사에는 배우 이정재, 량유에팅, 신현준 등과 하이룬 영상그룹 리우앤밍 회장, 펑샤오강 감독, 부산국제영화제 이용관 집행위원장, 영화진흥위원회 김세훈 위원장, 김기덕 감독, 사나이픽쳐스 한재덕 대표, 두타연 안동규 대표 등 한중 주요 영화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 ‘산이 울다’의 제작사이자 이정재, 종한량 주연의 미스터리 액션 대작 ‘역전의 날’의 제작사이기도 한 북경하이룬픽쳐스 유한공사는 이날 새로운 한중합작 모델을 제시하며 시선을 모았다. 하이룬픽쳐스는 ‘역전의 날’ 외에도 향후 3년간 총 6편의 한중합작 영화를 제작하겠다고 밝혔다. 과거 한국 콘텐츠를 수입하는데 그쳤던 중국 제작사들이 본격적인 한국 콘텐츠 흡수에 나선 것이다.



이외에도 다양한 제작사들이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그러나 이전과 양상은 확연히 달랐다. 주로 필름 마켓에서 한국 영화를 수입·배급하는데 집중해왔던 중국 측 제작사들은 직접적인 제작자 영입에 나섰다. 중국 시장에 한국의 콘텐츠 제작 노하우를 도입해 더 큰 수익 창출을 꾀하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4일간 열렸던 아시아 필름 마켓은 예년보다 훨씬 한산했다. 시장에 나온 작품 수도 적지만 바이어들의 발길도 뜸했다. 중국 측 제작·배급사들은 마켓보다는 연결에 집중했다. 한국 측 제작자들과 미팅을 주선해 만남을 가지며 ‘한국 제작자 수입’에 열을 올렸다는 것이 한결같은 영화제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방송가의 ‘차이나 머니’ 바람이 이제는 영화계에도 본격적으로 불어오는 것.



이 같은 현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한국의 드라마·가수 등이 중국에서 대히트한 이후 중국 제작자들은 콘텐츠 수입보다는 제작 환경 투자에 눈길을 돌렸다. 실제로 방송가에서는 이미 ‘쌀집 아저씨’ 김영희 PD, ‘무한도전’ 김남호 PD, ‘라디오스타’ 이병혁 PD등 거물급 인사들이 지난 4월 중국행을 감행해 이슈가 됐다. 지난 3일 해운대 비프빌리지에서 만난 한 영화 배급사 관계자는 “중국 측 제작사들 움직임은 이미 경계 대상이 된 지 오래”라며 “한국 배급사가 작품 배급 계약을 하기도 전에 중국 제작·배급사가 먼저 접촉하거나 나아가서는 아예 합작을 하는 경우가 한둘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국 제작자들 또한 어마어마한 ‘차이나 머니’에 한국보다는 중국에 눈을 돌리는 분위기다. 해당 배급사 관계자는 “한국과 관람객 단위부터 틀리다 보니 제작자로서도 중국 시장이 욕심나는 것은 당연하다”며 “한국 제작자가 중국에서 만든 영화를 ‘역수입’ 해 한국 극장에서 보게 되는 것도 곧이지 않겠나”라고 전망했다.





▲ 성년 맞은 부산국제영화제, '흥'했나 '망'했나... "성년식이 뭐 이래"

-협찬 줄은 부국제, 명목뿐인 이용관 집행위원장과 서병수 조직위원장의 알력 행사, 문재인 방문과 줄어든 행사 규모 다룰 예정











▲ 부산국제영화제 스케치 기사

-의외의 현장(구글플레이 신기술 시연) / 스타들의 관심 몰린 행사 (스타로드, 하이룬) / 기자들의 관심 몰린 행사(캐스팅보드 등) / 관객들의 관심 몰린 현장(글로리데이 등) / 이색 부스(스타워즈 전시, 마술 부스) / 가장 큰 행사(개막식) / 가장 알찬 행사(?) 등 다룰 예정 의외의 대사건 (이길보라 감독 등)



[쿠키뉴스=이은지 기자] 성년을 맞은 제 20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어땠을까. 약 22만 관객이 찾아 사상 최다 관객을 동원한 부산국제영화제의 이모저모를 살펴봤다.



▲ 가장 스타들이 관심 가진 행사는? “바로 개막식”

뭐니뭐니해도 연예인들의 관심이 가장 많이 몰린 행사는 개막식일 것이다. 지난 1일 부산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는 수백 명의 배우·감독 등이 몰리며 인산인해를 이뤘다. 배우 하지원·전도연·손예진·박보영·고아성·이정재·정우성·곽도원·황정민 등이 참석했으며 국외 스타인 탕웨이·진백림 등이 참석했다. 개막식 사회는 배우 송강호와 아프가니스탄 여배우 마리나 골바하리가 맡아 다정하게 팔짱을 끼고 레드카펫을 밟기도 했다. 정계 인사로는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당원들과 함께 참석하기도 했다.



개막식에서 가장 화제가 된 것은 역시 여배우들의 드레스 차림이다. 이날 하지원은 검은 드레스로 섹시미를 한껏 과시하는가 하면, 손예진의 경우 여신같은 흰 드레스로 관객들의 환호를 받았다. 이외에도 개막식 축하공연으로 선 소프라노 조수미는 흡사 트로피같은 금빛 드레스로 멋진 몸매를 과시했다.



▲ 취재진의 관심 가져간 개막작 ‘주바안’과 캐스팅보드… 그러나

언론의 관심을 가장 많이 받은 것은 개막작 ‘주바안’과 캐스팅보드 행사다. ‘주바안’은 여태껏 인도 영화들이 보여주던 쾌활함과 오락성을 전면 배제한 체 중후함을 선사해 인도 영화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는 평을 받았다.



이외에도 지난 3일에서 6일까지 열렸던 아시아필름마켓 속 캐스팅보드도 일찍부터 취재진의 주목을 받았다. 캐스팅보드는 한·중·일의 젊고 유망한 배우들을 소개하며 이들의 해외 진출을 장려하는 곳. 한국에서는 배우 김우빈과 김고은이 선정됐다. 그러나 민망한 진행과 빈약한 필름마켓의 스펙트럼 덕분에 빈축만 샀다. 김우빈에게는 연기력과 상관없는 열애 관련 질문이 주어졌으며, 김고은에게는 갑작스러운 중국어 답변 요청이 들어와 모두를 민망하게 했다.



▲ 관객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인 영화는 ‘글로리데이’ 엑소 수호 파워?

22만 관객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인 영화는 무엇일까. 바로 영화 ‘글로리데이’(감독 최정열)다. 군 입대를 앞둔 친구를 위해 함께 여행을 가게 된 친구들이 하룻밤의 사건으로 인해 사회의 씁쓸한 부분을 맛보게 되는 일을 그렸다. ‘글로리데이’는 부산국제영화제 개최에 앞서 진행된 예매가 5분 만에 매진됐으며, 해운대 비프빌리지에서 열린 무대인사 행사에는 약 1000여명이 넘는 인원이 몰리는 등 큰 인기를 누렸다. ‘글로리데이’ 인기의 비결은 바로 엑소의 수호(본명 김준면). 주연 상우 역을 맡은 수호는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부터 무대인사까지 다양하게 현장을 누비며 영화 팬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영화 팬 뿐만 아니라 수호의 연기가 궁금한 엑소 팬들까지 몰리며 대성황을 이뤘다.



▲ 당황스러운 ‘몰카’ 사건… 미흡한 대처

즐겁고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6일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관객 A씨는 영화제가 제공한 관객 숙소에 묵던 중 샤워실에서 몰래카메라 촬영을 당했다고 자신의 SNS로 주장했다. A씨는 “바로 경찰에 해당 사실을 알렸지만 경찰은 오히려 당시 실제 촬영이 이뤄졌는지 아닌지만 되물었다”며 “영화제 측에도 사실을 알렸지만 ‘증거가 불충분해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무책임한 대답만 돌아왔다”고 성토했다.



또 A씨는 영화제 측이 관련 안내문 하나도 붙이지 않았다며 “오히려 주변 사람에게 내가 불편한 시선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관련해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A씨가 주장한 정황은 맞지만 A씨에게 숙소를 변경해주는 등 적절한 조치를 했다”며 “해운대경찰서측과 계속 연락 중이지만 휴대전화로 촬영을 하지 않았다면 범죄가 성립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어 난감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은지 기자 rickonbg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