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기자의 호시탐탐] “면세점 사업이 황금알을 낳는다고요?”

[봉기자의 호시탐탐] “면세점 사업이 황금알을 낳는다고요?”

기사승인 2015-10-21 02:42:55

[쿠키뉴스=조규봉 기자] 면세점 사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지만 그 역사를 들여다보면 쉬운 산업은 아닙니다.

1980년대 당시 시내면세점 수는 약 30여개였습니다. 정부의 관광 진흥 정책에 따라 큰 결격사유가 없는한 시내면세점 특허를 허가했습니다. 글로벌 위기를 겪으면서 2009년 면세점 사업자 수는 10개까지 감소했습니다. 2012년 중소사업자를 대상으로 신규 특허 11개를 추가 확대했으나 4개사가 특허권을 반납하면서 2015년 현재 17개의 시내면세점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면세점 특허 수의 감소는 경쟁력 있는 사업자들만이 살아남게 됐기 때문입니다.

그 만큼 초기 투자비용과 국제적 리스크가 큰 편이지요. 그렇지 않다면 한진, AK 등의 대기업 면세점들이 문을 닫게 된 이유도 없었겠지요.

그래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표현은 과장된 표현이자 오해입니다. 면세점 사업은 치열한 국제경쟁으로 특허를 받았다고 이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면세점의 경쟁시장을 국내로 한정해놨기 때문에 독과점 논란이 있는데, 실제 면세점은 글로벌 경쟁의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 예로 독과점 규제 등 경쟁법의 선진국인 EU에서도 면세점 경쟁시장의 범위를 특정 국가로 제한하지 않고 세계 시장으로 판단한 사례가 있습니다.

일본은 엔저의 효과로 중국인 고객들을 대거 유치하면서 면세정책을 확대하고 있고, 중국은 세계 최대 면세점을 짓고 외화유출을 막고 있습니다. 반면 한국은 면세점의 특허수수료율을 올리고, 독과점을 규제하는 정책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거꾸로 가는 면세점 정책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독과점을 막으려고 했다면 이미 지난 7월에 실시된 1차 면세점 특허권 입찰에서 관세청이 판단을 했어야 합니다. 독과점 논란에도 결국 유통 대기업들의 잔치로 끝나고 말았지요. 정부도 면세점 사업 승부가 어디에서 나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변국가 면세점과의 가격경쟁에서 뒤쳐진다면 한국의 관광산업은 위기를 맞을 것입니다. 유통 대기업이 면세점 사업으로 매출을 올리면, 그만큼 세금도 많이 내고 기부도 늘리면 되는 일입니다.

유통 대기업들의 독과점 막아야지요. 무조건 찬성합니다. 다만 그들을 대신하는 업체는 반드시 글로벌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황금알을 낳아도 낳지 않겠습니까? ckb@kukinews.com
조규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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