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14일 서울 도심이 달아오릅니다. 민주노총과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등 노동·농민단체 등으로 이뤄진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최대 10만명(경찰 예상 8만명)이 모이는 집회를 개최하기로 했습니다.
53개 단체가 참여하는 투쟁본부는 이날 오전부터 서울역 광장과 숭례문 앞, 대학로 등에 모여 단체별 집회를 가진 뒤, 시청 앞 서울광장에 집결해 오후 4시부터 광화문 광장으로 행진하기로 했습니다. 정부의 노동 개혁 중단, 국사 교과서 국정화 철회, 쌀 수입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반대 등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비상이 걸렸습니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집회 주최 측의 홈페이지 등을 보면 결국 청와대로 진출하겠다는 것이 목적”이라며 “서울광장 등 허용 장소에서 집회를 하면 되겠지만 범위를 넘어 도로를 점거하고 광화문광장으로 행진하면 차벽을 설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부도 불법행위 엄정대처를 천명했습니다. 13일 교육부·법무부·행정자치부·농림축산식품부·고용노동부 장관 공동 명의로 담화문을 내고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경고를 내놨습니다.
이기권 고용부 장관은 “지금 노동개혁을 완성하지 못한다면 우리 아들, 딸들은 고용절벽을 맞아 모든 희망을 포기해야 한다”며 “이 중요한 시기에 민주노총이 사회적 대화를 외면한 채 ‘노동개혁 반대’만 외치면서 정치 총파업까지 간다면 ‘정규직의 기득권 챙기기’라는 국민적 비난에 직면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여인홍 농식품부 차관도 쌀 수급안정대책과 쌀소득보전직불제 등 정부의 농가피해 보전대책을 설명한 후 “수입된 밥쌀용 쌀은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국내 쌀 시장에 판매하는 물량과 시기를 조절해 관리하겠다”며 “농업인 여러분은 바쁜 수확철인만큼 정부를 믿고 생업에 매진해 주시라”고 당부했다.
교육부는 국정 교과서에 반대하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을 겨냥, “일부 교원단체가 주도하여 교사들이 정치적 활동과 집단행동을 하는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면서 “교육자로서 본연의 직무에 충실하라”고 요청했습니다.
행정자치부와 법무부는 더욱 강력하게 경고했습니다.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불법 집단행동이나 폭력행위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법이 정한 절차를 어기거나 다른 국민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은 아무리 사소한 것이더라도 신속하고 단호하게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습니다. 정재근 행자부 차관도 “불법행위를 주도하거나 가담한 공무원에 대해서는 엄중 문책하는 한편 형사처벌을 위한 조처 또한 병행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논술시험을 치를 수험생들을 걱정하고 나섰습니다. 김 대표는 “전국에서 11만4000여명에 달하는 수험생들이 서울로 모이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도심 일대가 아수라장이 되고 교통대란이 발생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정권퇴진을 위한 정치시위로 인해 수험생들이 불편을 겪고 지각사태라도 발생한다면 이 책임은 도대체 누가 지고 보상할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소중한 학생들의 앞날을 가로막는 정치집회는 즉각 중단되어야 할 것으로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은 “논술시험을 치르는 12개 대학 중 11개 대학은 집회장소와 상당히 멀어 집회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성균관대도 집회집결지인 서울광장이나 광화문으로부터 도보로 4km 이상 거리라 집회에 따른 영향은 최소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럼에도 민주노총은 최선을 다해 수험생 이동에 지장이 없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대규모 반정부 집회가 예고된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아세안+3(한·중·일) 및 동아시아 정상회의(EAS) 참석차 출국했습니다. 그동안 박 대통령이 자리를 비울 때마다 국내에선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지 않아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불안하다는 게시물이 쇄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