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현섭 기자] 지난 22일 새벽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이 서거했습니다.
다른 어떤 대통령도 마찬가지이겠지만, 故 김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도 다양합니다.
1992년 12월에 대선에서 승리하며 대한민국의 제14대 대통령에 취임한 故 김 전 대통령의 집권 초반 지지율은 그야말로 대단했습니다. 공직자 재산공개, 하나회 척결, 고강도 사정 등 잇단 ‘강공책’이 국민들의 공감을 얻으며 한때 지지율이 94%까지 치솟기도 했죠.
물론 어느 대통령이나 정권 초반에는 강도 높은 개혁 드라이브를 내걸기 때문에 지지율이 높은 편입니다. 제15대인 故 김대중 전 대통령도 외환위기 극복 과정의 지도력을 인정받으면서 1998년 초에 90%대 초반의 지지율이 나오기도 했고, 제16대인 故 노무현 전 대통령도 정권 초반 지지율이 70%대였습니다.
그런데 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인기와 관련해 다른 대통령들의 그것과는 다른, 흥미로운 자료를 우연히 보게 됐습니다.
1993년에 MBC ‘이야기쇼, 만남’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이 해 4월에 서울시내 남·녀 중고생 500명을 대상으로 ‘청소년이 보는 한국의 100대 스타’를 뽑았는데요, 1위가 바로 故 김 전 대통령이었습니다.
재미있는 건 故 김 전 대통령을 제외하고는 상위권 스타 5인이 모조리 연예인이나 운동선수였다는 겁니다. 2위가 남자들의 ‘영원한 로망’ 연기자 故 최진실 씨였고, ‘농구천재’ 허재 씨가 3위였습니다. 그리고 4위는 가수 김원준씨, 5위는 ‘문화대통령’이라 불리던 그룹 서태지와 아이들이었습니다.
아무리 대통령이라도 미녀, 꽃미남 스타에 한참 관심이 많을 사춘기 청소년들이 할아버지 같은 이미지의 정치인을 ‘스타’로 뽑는 건 참 보기 힘든 장면이죠. 그래서인지 당시에 이 조사결과가 신문 기사(1993년 4월 18일 매일경제, 동아일보 등)로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故 김 전 대통령은 차남 김현철(현 고려대 연구교수)씨가 한보그룹 부실 사태에 연루돼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되고, 외환위기 사태까지 터지면서 임기 말에 이미지가 땅바닥으로 떨어지고 맙니다. 1997년 말 혹은 1998년 초 겨울이었을 겁니다. 제가 당시 대학입시 원서 접수를 위해 택시를 타고 갈 때 운전기사 아저씨가 故 김 전 대통령에 대해 “어떻게 나라를 이 꼴을 만들어 놓을 수가 있어 그래!”하며 기사엔 쓸 수 없는 욕설까지 해가며 열변을 토했던 게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故 김 전 대통령은 지금도 평가가 ‘극과 극’을 달리는 지도자로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높은 점수를 주는 사람이든, 평가 절하하는 사람이든 그가 군부독재에 맞서 용감하게 싸운 ‘민주화의 큰별’이라는 사실만큼은 부인하는 이가 거의 없을 듯 합니다.
정권을 잡은 후 12·12 사태를 ‘군사 쿠데타’로 규정하고 ‘주축’인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수의(囚衣)를 입혀 법정에 세운 것도 故 김 전 대통령이죠. 요즘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로 온 나라가 난리인데요. 이런 ‘역사 바로 세우기’ 역시 그의 가장 큰 치적 중 하나입니다.
비록 집권 초반이었지만 연예인까지 제쳐가며 ‘청소년이 뽑은’ 스타 1위 자리까지 올랐던 대통령, 이랬던 대통령이 또 있었나 싶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afero@kukimedia.co.kr 페이스북 fb.com/hyeonseob.kim.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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